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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이야기들

내 생애 가장 귀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과자와 양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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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불황이지만, 활발하게 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되는 크리스마스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요.


요즘에는 무슨 독특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는가?라고 살펴보니, 배용준의 발바닥을 일본에 있는 아줌마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판매한다고 하더군요. 참 별 선물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불황이라고 하지만 수많은 기업들도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네요. '디지털 카메라', 'X-box', '항공권', '호텔숙박권', '영화예매', '아이팟 터치', '피자 상품권', '옷', '공연' 등등... 그 선물의 수를 일일이 세는 것도 골치 아플 정도 입니다.


또한 추운 겨울이 되면, 불우이웃돕기 일환으로 스타든, 기업인이든, 일반인이든 간에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어떤 이들은 불우이웃돕기를 왜 이럴 때만 생색내면서 하냐? 평소에 잘해라 이런식으로 말하기도 하는데, 이런 때라도 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돕는다고 생색내십시요. 그래도 안하는 것보다는 백만배 잘하는 일이니까요. 그러한 도움의 손길이 어떤 이들에게는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있어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무엇인가요?


저에게는 일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습니다. 바로 '과자 한 봉지''양말 두켤레'입니다. 지금도 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집은 상당히 못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풀빵장사도 하시고, 막노동도 하시고, 어머니는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시고 그랬으니까요. 집이야 당연히 달동네를 돌아다니며 살 곳을 찾았었죠. 뭐 예전에는 사정이 어려우니 다 그랬지 않았을까?생각해봅니다. [허허~ 제가 나이 엄청 먹은 줄 알겠네요.] 하여간 그러한 상황 때문에 선물이라는 것은 기대할 수 없었고, 선물이라는 것을 받는다는 것은 제게 생일보다 귀한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의 집에 놀러갔을 때, 장난감이 있다는 것은 뭐랄까요? 부럽다는 느낌을 떠나서 다른 세계의 이야기 같았으니까요. 그러니 크리스마스 라고 해서 뭐 다른 것이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몇 살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글쎄요. 초등학교 1학년 전 후?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이었겠지요. 어머니께서 저희 형제들에게 반대쪽 방에 있으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반대쪽 방이라고 함은 그냥 얇은 미닫이 문 너머를 말합니다. 영문을 모르는 저희?(아니면 저야) 그렇게 반대쪽으로 가게 되었죠.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미닫이 문 너머 반대쪽 공간에서 무엇을 하시는 것입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 문이라는 것이 불투명한 유리와 여러가지 나무들도 얽기설기 엮어져 있는 것이기에 소리가 잘 들리더군요. 그리고 불투명해도 어머니께서 등지고 무엇을 하시고 있다 정도로는 기억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었을까요? 예... 결론으로 바로 넘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어머니께서 우리 형제들에게 각각 주시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것을 포장하고 계셨던 것이지요.(아~ 왜 갑자기 눈물이 날라고 하지..ㅡ,.ㅡ;)


그것을 교회에서 하는 선교원?아닌가 주일학교인가?에서 산타복장을 한 누구?가 아이들이 다 모여 있을 때 짠하고 나타나 전해 주더군요. 아이들이 뜯어봅니다. 어떤 애는 커다란 상자를 받네요. 열어보니 장난감 로봇이 있습니다. 부럽더군요... 마침내, 제 이름이 불리어집니다. 그리고 저는 나가서 선물을 하나 받습니다. 포장을 뜯어봅니다. 과자 하나와 양말 두개. 그 어린 나이에 딱 봐도 어머니가 아침에 싸셨던 것이라는걸 알겠더군요. 글쎄요. 그때의 감정이 어땠는지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필요한 것(양말) 사주셨구나...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어머니께서 그 포장해주셨던 그 크리스마스 선물이 더 기억에 납니다. 어릴 때는 잘 몰랐는데, 그게 왜 그렇게 소중한 선물이었는지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깨달아지는군요. 그 선물을 포장하셨을 어머니의 모습을 자꾸 머리속으로 그려보게 되는군요. 아마 내 평생 잊혀지지 않을 귀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그렇게 과자 한 봉지와 양말 두개가 될 것 같습니다. 너무도 소중한 선물이지요. 그런 귀한 선물을 받았으니, 지금 당장 그렇게 해드릴 수 있는게 없다고 하더라도, 어머니의 기억에 평생 잊혀지지 않을 그런 크리스마스 선물을 꼭 해드리고 싶군요.


누군가에게도 그렇게 잊혀지지 않을 선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 하는 화려한 공짜 마케팅보다 그 선물이 더 값진 이유는, 공짜 마케팅은 가격이 그 가치를 결정하게 되겠지만, 그러한 선물은 아마 마음이 그 가치를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가격으로 선물을 주는 것도 마음의 표현이겠지만, 절대로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없도록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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