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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매고 세계로../짧은여행기

여행 도중 내게 가장 맛있었던 면 요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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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만에 쓰는 짧은 여행기이군요. 여행을 하다보면 배가 고파서 쫄쫄대는 그 힘든 시간이 꼭 있습니다. (나만 있나? ㅡ,.ㅡ; 아무래도 제 여행이 거의 무전여행에 가깝다보니...) 그래서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은 왠만하면 일류레스토랑의 쉐프가 나만을 위해서 만들어 준것인 마냥 맛있게 느껴지곤 합니다. 때로는 고추장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이 해결되기도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모든 음식이 맛있어지는 기이한 현상의 여행을 할 때도 제게 항상 갈망하게 되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아이스크림'과 '면'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 '면'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도 가끔씩 생각이 나서 여행의 추억까지도 떠올리도록 만들어주는 면 요리들, 어떤 요리가 제게 있어서는 가장 최고의 요리가 되었을까? 그 순위를 뽑아보려고 합니다.



3위  일본에서 먹었던 라면!!!

패션의 거리 하라주꾸에 놀러갔을 때, 그곳에서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너무도 멋진 건물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라면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시장하기 이를 때 없는 그 상황~! 일본에서 조차 '국제거지'(저는 이를 IB라고 부른답니다. International begger)라는 명칭이 부럽지 않게, 그네들은 잘사는 이들이었지만 여행자인 저는 춥고 배고픈 모습으로 돌아다니던 중 가이드 북에 소개된 라면집으로 찾아가는 순간은 정말 하늘에서 폭죽이 터지는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저는 여행 도중에 나름대로 한번의 사치(?)를 누리게 되는데요. 오늘의 음식 사치는 바로 이 라면집이었습니다. 유명하다고 소개까지 나와있고 일본의 유명 연예인도 들르며 한국인들의 발길이 잦다는 그런 라면집으로 찾아간 저는 라면 하나를 주문하게 되지요.


와~ 맛있겠다. ㅠㅠ 미안해 형이 널 좀 먹어야겠다. 배가 너무 고파~ㅠㅠ


정말 일본라면의(아니 라멘의) 명성 답게 국물 맛이 끝내주더군요. 면은 제게 있어서 그리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지만, 국물맛은 독특한 것이었습니다. 같이 나온 고명들을 먹으면서 어찌그리 기쁘던지요. ㅠㅠ 지금도 침이 넘어가는군요.


정말 맛있게 생긴 면발~!!! 정말 양이 왜 이리 적은 거야~!라는 불평을 하며 먹었던 라멘!!! 그러나 충분히 독특하고 충분히 입에 쫄깃쫄깃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워내니 아무래도 밥이 그리워지더군요. 먹고나서 드는 불평은 일본은 너무 라면값이 비싸다는거 ㅠㅠ 그리고 밥을 말아먹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면보다는 국물에 더 많은 비중이 느껴지는 일본의 라멘은 여행하면서 접한 면 중에 3위~!!!


2위, 이것이 정통 스파게티로구나~!! 이탈리아에서의 스파게티

대게 가진 것 없고 자랑할 것 없는 사람이 왠지 독특한 경험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러니까요. 이런 말도 있잖아요.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서울구경을 서울 사람보다 더 많이 한다는...(이거 절대 시골에 계신분들 차별하는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저도 친척들이나 아는 사람들 만나보고 그러면 서울에 저도 못간 곳을 많이 갔더라구요.) 이탈리아에서 가면 꼭 먹어보자고 생각한 음식이 3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피자'요, 하나는 '스파게티'며 다른 하나는 '젤라또'였습니다. 괜히 "나는 피자먹고 싶으면 이탈리아에서 먹는 사람이야~"라는 농담 한번, 자랑질 한번 더 해보고 싶은 심리라고 할까요? ㅋ

사실 그 나라에서 그 대표음식 한번 못 먹어본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그렇게 이탈리아에서 궁상맞은 IB여행을 지속하고 있었는데 도통 스파게티를 먹을 기회가 없더군요. 그러다가 우산도 통용이 되지 않는 악천우를 만나 쫄닥 맞아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 배를 쫄쫄 굶은 채로 겨우 들어서게 된 한 조그만 식당!!


피제리아!! 라는 감히 '롯데리아'를 생각나게 하는 이 간판은 어디가 원조일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을 잠시 하게 만들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이 가게가 정말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옛날 방식으로 피자를 만드는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왠지 화려하고 멋진 시설의 피자집을 한국에서 보다가 이런 곳을 보니, 오히려 피자가 맛있어 보이더군요.


가게 내부도 그리 큰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 개의 테이블이 있었고, 초라한 인테리어가 가득차 있던 곳. 하지만 이곳은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춥고 배고픈 상황에서 시킨 피자와 스파케티~!! 분위기 마저 마음을 녹이는 그런 곳이어서 요즘도 계속 생각이 나곤 합니다. 언젠가 이탈리아로 다시 가볼 일이 있다면 꼭 들려보고 싶네요.


정말 시골인심이 인심인가 봅니다. 나폴리에서 받아든 스파게티는 외국도 시골인심은 푸짐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당한 양의 스파게티가 나왔는데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은~~~ (유럽에서 가격에 놀라시는 여행자분들 많이 봤었습니다. 확실히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가면 그 씀씀이가 달라집니다.)

너무 맛있게 보여서 허겁지겁 먹어버린 스파게티 면은 말 그대로 환상이었습니다.


쫄깃쫄깃 함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감칠 맛이 나는 면이었기에 한 줄기만으로도 충분히 음미하면서 먹을만하더군요. 정말 한줄기 한줄기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웠던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먹은 라면과 비교하는 것이 사실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면의 쫄깃함과 면에 집중하게 한다는 점에서 제게 있어서 여행지에서 먹었던 면으로 2위에 뽑게 되더군요. 사실 너무 맛있어서 다음 날 다른 지역을 여행하다가 밤에 열차타고 다시 가서 먹었습니다.




1위, 역시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의 본성인가? 라면!!

한국인에게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매운 맛'인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라면'을 먹는다는 것은 국내에서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는 것보다 더 매력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맛있는 면은 바로 여행지에서 먹는 라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해외이므로 라면집을 발견할 수는 없고, 제가 스스로 챙겨가지고 온 라면이 여행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요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불행하게도 다른 누들 요리집에 갈 때는 사진기를 들이밀었는데, 라면을 먹을 때는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어두질 못했군요. 아마도 먹는데 정신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요? 위 사진은 한국에서 여행하던 도중 끓여먹은 라면 사진입니다. (실질적 이유로는 제가 준비하니까 먹는 것만으르도 정신없어서 사진 찍을 틈을 못 보는 것 같습니다.) 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지치고 배고픈 몸에 힘을 주던 라면!! 아마도 이 라면이 제게 있어서는 여행지에서 먹었던 최고의 면요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아마존 정글에서와 히말라야에서 그리고 남극에서 먹어보는 라면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면이여~! 영원하라!!!



이렇게 포스팅을 해보고 보니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래도 제가 여행지에서 먹었던 면 요리에 대해서 깊은 인상이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시장함'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식객이라는 영화에서 시장함이 가장 라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그랬던 것처럼, 항상 배고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먹는 음식들이 어느 것이 안 맛있겠습니까? 여러분도 여행을 하실 때, 편안한 여행도 하시지만 가끔씩은 저처럼 IB의 모습으로 살아보기도 해보세요. 아마 모든 상황 하나하나에 감사하며 그 안에서 나름대로 재미있는 여행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고의 면 요리를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시장함이 가장 최고의 재료가 아닌가? 생각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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