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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예고편/공포/스릴러

<셔터 아일랜드> 결과보다 과정이 더 재미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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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아일랜드, 마틴 스콜세지와 디카프리오가 다시 만난 이 작품을 보고 극장문을 나설 때 드는 기분이란 참으로 '오묘'했다. 길다고 하면 길 수 있는 140여분의 시간, 하지만 그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그리고 자꾸 영화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평이 어떻고를 떠나서 매력적 요소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오묘'함을 느낄 수 있을 영화가 열 편 중에 몇 편이 있겠는가?

물론 이러한 오묘함이 어떤 이들에게는 최악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취향으로 바뀔 수 있겠지만 '셔터 아일랜드'가 매력적인 영화라고 주장하는데는 타인의 의견에 대해 주저함이 없을 것 같다. 음식 중에서 씹을 수록 깊은 맛을 내는 음식이 있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셔터 아일랜드는 그런 음식이다. 하도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 사람들이 말을 해대기에, 리뷰 시기상 늦은 편인 내 입장에서 그리 큰 부담은 없지만 [많은 이들이 정보를 미리 어딘가로부터 받았을꺼라는 생각아래...] 그래도 예의상 결말은 말하지 않는게 나을 듯 하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보면서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자꾸 씹을 수 있는 맛을 남겨주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몇 가지를 말하고 싶은데, 그럴러면 영화에 대해 말을 안할 수가 없겠죠?
당연히 스포일러의 위험성을 담고 있구요. 그런거 싫어하시면 안 보셔야 하니까 미리 경고도 드려야 하고 ㅋㅋㅋ

잠시 공지!

와하하 베스트리뷰에 뽑히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ㅋㅋㅋ




호접지몽(胡蝶之夢)


기억을 더듬어 찾아본 사자성어, 호접지몽... 나는 나비일까? 나는 사람일까?
'진짜'는 무엇일까? 정말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일까?

셔터 아일랜드를 보면서, 아니 보고 난 후에 들게 되는 생각이 이런 것이었다.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관객에게 4일 동안 보여주었던 그것들은 과연 어디까지가 나비이며, 어디까지가 사람인지를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테디의 시선이 아닌 다른 이의 시선, 예를 들어서 존 코리 박사는 테디가 관객에게 보여주었던 그 모든 것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현실과 환상이라는 것이 셔터 아일랜드에는 너무 애매모호하게 나타난다. 테디가 등대로 가는 것이나 차량에 손실을 가하는 것등은 분명 현실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래야 테디는 위험분자라는 것이 확실하게 나타나게 되니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들은 테디의 시각에서(영화야 테디의 관점에서 펼쳐진다고 봐야하기에...) 나름대로의 인과관계를 가지고 연결이 된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환상이 되는 것일까?

자동차의 폭발에 테디의 아내와 어린아이가 나타나 폭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분명 환상과 현실의 절묘한 조화가 펼쳐져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말을 꺼내놓으면 사실 계속 이어질만한 이러한 현실과 환상의 조화는 마치 방금 잠에서 깨어난 장자가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자신이 나비인지, 사람인지 궁금해하던 그 감정이 관객에게도 전달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괜시리 영화의 장면장면들을 보면서, 환상속에서 덧칠되어진 현실은 어떠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환상을 보던 어떠하던 간에 문제는 현실은 테디가 인식하던 인식하지 않던 간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참된'현실을 골라내보는 것, 이 영화를 보게 만들어주는 재미이기도 하다.



기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보아도 본게 아니고 겪어도 겪은게 아닐 수 있도록 하는게 바로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50년 대는 전쟁의 상처로 인해서 허무함과 인간성의 목표를 잃어버린 시기이기도 하겠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무엇이 그른 것인지 사람을 헷갈리게 할 수 있는 시대라고 해야할까? 왠지 모를 불안감은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사람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을 때 그 기억을 무의식의 세계로 밀어넣는다는 것은 오늘날 단지 프로이드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닐 터, 우리는 어쩌면 10년 전 자신에 대해서, 20년 전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까? 이 영화에서 나타나게 되는 정신이상자들은 (물론 진짜 리얼을 따지지 않는 면에서) 다들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자들이 아니겠는가?



셔터 아일랜드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섬, 외부세계와 완전하게 단절이 되어 있는 이 섬이라는 것 자체도 영화속에서 전해지고 싶은 하나의 상징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외부와의 단절과 자신 안에서의 음모라는 것이 셔터 아일랜드의 정신병자들의 특징이 되며, 궁극적으로는 테디의 상징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극의 진행에 있어서 흥미를 위해 폭풍이라는 요소가 더해져서 '배'나 '전파'의 차단이 있음으로 완벽한 외부와의 단절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지만, 그렇게 단절된 섬이라는 것이 진정 영화가 말해주고 싶은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 이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그리 길지 못한, 그리고 충실치 못한 리뷰를 작성하긴 했다. 가급적 결말에 대한 언급을 안 하려고 했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혼돈'이 리뷰를 작성하는 내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런지 ㅋ 애초에 말한 것처럼 결말보다는 과정을 보는 재미, 아니 과정을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었던 스릴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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