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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개콘, 동혁이 형 가슴이 뻥뚫리게 만들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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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완소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늘 참신한 그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개그콘서트는 정말 보는 맛이 있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이다. 그런 개콘이기에 왠만한 사람은 주목받기 힘든 상황~ 그런데 장동혁이 봉숭아학당에 들고나온 '동혁이 형' 캐릭터는 금새 사람의 마음을 잡기에 충분한 그런 캐릭터가 아닌가? 한다. 그는 그만의 샤우팅으로 시청자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여 세상에 외치고 있다.

어제의 동혁이 형이 말한 것은 바로 대학등록금이었다. 그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이라면 정말 가슴이 뻥! 뚫리게 말해주는 그 말에 공감했을 것이다. 혹시 보지 못한 이를 위해서 그가 했던 대사를 가져와봤다.


동혁이 형:  세상 누구보다 사우팅을 사랑하는 동혁이 형이야~
이수근:      아니 근데 왜 짜증을 내세요?
동혁이 형:  형이 짜증 안 내게 생겼니? 아니 뭔놈의 대학등록금이 그렇게 비싸~ 신문기사의 통계자료를 보니까 참나~ 아니 10년동안 물가도 36%가 채 안 올랐는데 뭔놈의 대학등록금은 116%가 오르냐고~ 이거 왜 한번 오르면 내려올 줄을 모르냐고~ 아니 대학등록금이 무슨 우리 아빠 혈압이야? 아니 한학년 올라갈때마다 우리 아빠 얼굴에 주름살만 팍팍 늘어~ 우리 아빠가 무슨 뻔데기야? 어!? 대학총장이 우리아빠 얼굴에 보톡스 놔줄꺼야? 이거 아니잖아~


형이 오죽 답답하면 이러겠니~ 그리고 뭐야 학자금 상환제도? 아~~ 등록금이 비싸니까 돈을 꿔줄테니 취업해서 갚아라~ 그럼 취업 안 되면 안 갚아도 돼? 내가 만약에 돈 못 갚으면 나 잡으러 쫓아다닐꺼야? 니들이 무슨 추노의 장혁이야? 웃통까고 식스팩 보여주면서 말타고 올꺼냐고? 다그닥 다그닥~ 오지호와 이다혜를 잡아, 언년이를 잡으란 말야~ 왜 불쌍한 대학생을 잡냐고~ 어!?

 

근데 말야 간과해서 안 되는게 하나 있다. 학자금 상환제도? 이거 나쁜게 아냐~ 제도는 좋아 제도는 아주 쿨해~ 근데 인간적으로 말야 이자가 너무 비싸잖아~ 이자가 너무 쎄다고~ 아니 대학이 세계적인 학자를 만드는 데지, 세계적인 신용불량자를 만드는데야? 옛날에 우리 아버지들이 소 팔아서 등록금 댔지만 지금은 소팔아서 택도 없어요. 왜 불쌍한 우리 아버지들이 소처럼 등록금 댈라고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냐고~

 

우리아빠가 무슨 워낭소리야? 어버이날에 가슴에 카네이션 대신 목에 방울 달아 드려야해? 딸랑딸랑?! 이게 기쁘니? 어떻게 따뜻한 봄이 오면 쟁기질하러 갈까? 이거 아니잖아 슬프잖아~ 가르침이 기뻐야지 슬퍼서야 되겠니? 어?

형이 얘기하고 싶은 것은 하나야! 등록금 인상 등록금 대출! 이런 소리하기 전에~ 그냥 쿨하게 등록금을 깎아주란 말야~  (사람들의 환호소리) 봐봐~ 사람들도 원하잖아~

                                                                                              - KBS, 개그콘서트 복숭아학당 中  -

사실 개콘 개그맨들이야 공인이어서 사진을 가져오긴 했지만, 장동혁의 개그 앞에서 진심으로 공감하는 관객들의 표정을 너무나도 스샷으로 올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단순히 웃고 즐기자는 개그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 속에 정말 공감이 되는 이야기를 그가 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대학등록금이 올라간 것을 조목조목 이야기하면서 말한다면 정말 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한 대학등록금의 상승은 결국 이 땅에서 교육이라는 기회도, 정말 수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장학금을 따지 않는 한, 돈이 있는 이들에게만 돌아가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분명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야 뻔하지 않는가? 그동안 진행되어 왔던 상황을 보면 금방 짐작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잘못 해석해서 시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웃긴놈의 세상

 


우리는 흔히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야기할 때, 자원 하나 나지 않은 그런 대한민국에서 인재는 소중한 자원이라고 말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인재조차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받은 이들에게만 주어질 기회가 되지 않겠는가? "대학이 세계적인 학자를 만드는 데지, 세계적인 신용불량자를 만드는데야?"라는 그 말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무릇 자신이 가진 것이 많다면, 조금은 그것을 희생해서 남에게 베풀줄도 알아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진정 지식인으로 불리는 이들이 해야만 하는 것인데... 학문의 요람이라고 하는 대학을 이끌어가는 소위 지식인들은 이러한 정신조차 알지 못하고 지키지 못하고 있는데, 거기에 무슨 변화가 있고 무슨 좋은 것이 있을까?

 매번 공익광고를 통해서 '나눔의 삶과 실천의 삶'을 일반 국민들에게 강조하지 말고, 정말 사회 구조의 상층에 있는 이들이 스스로 그것을 실천해봤으면 한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나눔의 삶, 실천의 삶'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테니 말이다.

'개그는 개그일뿐 따라하지 말자~!"라는 말이 있지만, 대학관계자들은 이번만큼은 주목해서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지난 밤 들려주었던 것은 단순히 '개그맨이 말하는' 개그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하여 말해주는 '한 사람의 소리'라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한다. 분명 현재의 대학등록금은 도를 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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