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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예고편/멜로/드라마/로맨틱코미디

당신이 오늘 3명을 죽여야만 한다면? <집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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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전에 이와 같은 글을 송고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레뷰 프런티어로 참석해서 이 리뷰를 작성한 것인데, 시스템 오류로 등록이 안 되서 다시 글을 송고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송고된 글과 같은 글이니, 그전에 보신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전 글을 삭제하였습니다.
* 본 리뷰는 영화의 내용을 마음껏 이야기하며 풀어내진 리뷰입니다. 그러므로 흔히 말하는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는 리뷰입니다. 혹시라도 원치 않으신다면 나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 리뷰가 길어도 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제나 좋은
리뷰를 작성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 영화의 리뷰는 개인적인 것이니, 다른 이들의 리뷰도 참고하셔셔 읽는게 좋은 영화 읽기가 될 것입니다.

당신이 오늘 당신에게 원수 진 일이 없는 3명의 목숨을 빼앗아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영화 '집행자'는 그런 의문점을 던지는 영화다. 법이라는 테두리에 의해서, 그래서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아야 하는 그 제도속에서 갇혀 살아야 하는 교도관들의 이야기. 그것이 바로 집행자다.

이 영화 서론을 길게 할 필요도 없어 바로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보고자 한다. 우선 지금까지의 필자의 리뷰에서는 줄거리 소개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은 시사회 영화이므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줄거리를 말하도록 한다.



간단한 줄거리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고시생활 3년을 때려치우고 교도관이 되기로 한 재경(윤계상)은 처음에는 어리버리한 순박한 교도관으로 재소자들에게 딱 먹히기 좋은 먹잇감이 된다. 하지만 카리스마로 가득찬 종호(조재현)의 도움으로 인해서 그는 점점 어리버리한 교도관이 아니라 카리스마 가득한 교도관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역시 거친 범죄자들을 다루어야 하는 상황이라 그런 것인가? 재경은 점점 독해져간다. 그러면서 조금씩 그의 여자친구는 재경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런데 문제가 크게 두 가지가 생기게 된다. 하나는 재경의 여자친구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속에서 '임신'을 해버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흉악범으로 인해서 여론이 들끓게 되자, 국가는 12년 만에 사형집행을 실시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예측 가능하듯이 '재경'은 그 사형을 집행해야 하는 이로 뽑히게 된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여자친구의 임신, 그리고 이 아이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를 묻는 여자친구만으로도 혼란한 상황인데, 그는 그 와중에 사형집행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개인적인 혼란에 빠진 상황 속에서 사형집행의 시간은 다가오고 마침내 사형집행이 시작된다. [이후는 생략, 그래도 개봉전 영화이므로...]



평이한 전개는 예측가능함으로 가득차 있다.                                      

이 영화에 대해서 가장 먼저 이야기 되어야 할 것이 '사형제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코 필자는 이것부터 말하고 싶다. '최악의 각본'. 영화는 정말 평이하게 흘러간다. 영화 포스터만으로도 모든 이야기가 해결될 수 있을만큼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그런 구성으로 흘러간다. [마지막 10%만 봐 줄만하다.]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5분 뒤에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예측 가능한 영화는 이게 처음이었다. 그것은 정말로 이야기를 진행한다면 이러이러한 식으로 하겠다라는 예상 패턴에 맞춘 그런 이야기 진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치 군복무시절에 보았던 '정신교육용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뻔한 대사", "뻔한 전개", "뻔한 내용"이 마치 정신교육시간에 틀어주는 그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은 아마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시리라 믿는다.]

제작/배급사 : 영화사활동사진 / (주)스폰지 ENT, 실버스푼 All rights reserved.


이 영화는 그저 한 메시지를 향해서 달려나간다. "사형제는 안 된다."라는 메시지... 그리고 그 메시지를 위해서 열심히 등장인물들의 감정변화의 동선을 집어넣는다. 또한 대사는 일관적으로 1차적 교육시스템 같은 대사만을 나열한다. 여기서 1차적이라 함은 선생님이 학생들을 앉혀놓고, "쓰레기는 주워야 한다.", "길을 건널 때는 차가 오는지 살피고 잘 건너야 한다." 라고 말하는 식이다.[필자만의 생각은 아닌듯 하다. 필자 주변에서 영화를 보는 이들 중에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탄성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형집행과 관련하여 모든 상황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만 간다.

이러한 시도(?)들은 결국, 상당히 괜찮은 소재를 가지고도 그 소재의 묘미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낳게 되었다. 설득력을 갖추기보다는 너무나도 평이하고 눈에 보이는 전달방식으로 인해서 오히려 거부감을 낳게 되었다고 하는게 좋을 것 같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억지스러움은 낙태와 사형의 연관성을 꾀하려는 시도인 듯 하다. 사형제도를 실시한 이후의 후유증으로 정신적 충격에 빠져있는 재경에게 그의 여자친구는 낙태한 몸으로 그를 만나며, "자신은 생명을 죽였다"고 말을 한다. 이 영화의 상황속에서 상당히 그것은 처참하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것만 같은 그런 모습으로 나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명을 죽인다는 것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가에 대해서 영화는 말을 한다. 그러나 낙태와 사형을 같이 연관시켜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필자에게는 웃긴 일이다. 물론 생명을 죽인다는 것은 잔혹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그 아기와 남의 생명까지 빼앗는 잔인함으로 결국 살인의 판정을 받은 제소자를 대조의 대상으로 둔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비교일까?



이러한 집행자를 빛나게 한 것, 영화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도 영화 '집행자'가 빛나 보이는 것이 있다. 그것은 '교도관의 고충'을 생생하게 전하도록 만들어주는 '조재현'의 능력이었다. 사실 윤계상의 연기는 진정한 발연기의 영역은 벗어났지만, 결코 훌륭하다고 말을 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조재현의 연기는 진정으로 다양한 갈등의 상황을 보여주면서 영화 집행자를 빛나게 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의 연기는 자연스럽게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의 고충이 얼마나 클 것인지에 대해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해보도록 만들어준다.

제작/배급사 : 영화사활동사진 / (주)스폰지 ENT, 실버스푼 All rights reserved.


사실 필자는 사형제도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 물론 사형제도에도 허점이 있을 수 있음은 인정한다. 그러나 남의 인권을 마음껏 유린하면서 잔혹한 일을 일삼아 온 이들이, 자연적으로 생명이 끊어질때까지 살아있다면, 그에 의해서 비참하게 살해당한 이의 원한은 누가 갚으며,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이들의 마음은 어떠하겠는가? [물론 그러한 당사자의 입장에 처해보지 않았으면서, 그들이 범죄자에 대해서 '사형을 원할 것이다.' 라고 막연하게 추측을 하는 요소가 존재함은 인정하며, 사실 가장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요소는 그 당사자들의 판단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저 측은지심으로 활동하는 인권보호자(모두를 말한 것이 아니라 측은지심으로 활동하는 인권보호자를 말하고 있다)나 나같은 어중이 떠중이 할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의견은 그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흉악한 범죄자들이 갈수록 범죄를 저지르고 살아가는데 왜 사형을 실시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가져왔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나서, 이러한 사형을 실제로 집행해야 하는 교도관들의 고충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 발언이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사회적으로, 공적으로 사형받아 마땅하다고 판정이 난 이의 생명을 빼앗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제로 실행해야 하는 이의 양심이 차마 실시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이러한 일이 좋지는 않지만, 당연한 과제라고 생각하기에 사형집행을 실행하는 이에 대해서 비난해서도 안 된다. 그 편견이 오히려 힘들게 일을 하는 집행자들의 인권을 파괴하는 것일 수 있다. 영화 속에서 교도관들은 법대로 사형수들의 생명을 빼앗았지만 남들에게 말도 할 수 없는 고충을 겪는다. 죽어 마땅한 놈이어도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TV나 언론에 보도된 흉악범을 보면서 "저런 놈은 빨리 죽여야 돼!" 이렇게 말할지라도, 실제로 당신이 그 일을 행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은 것이 된다. [물론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쥐를 향해서 우리가 위로는 해 줄 수 있어도 비난, 비판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제작/배급사 : 영화사활동사진 / (주)스폰지 ENT, 실버스푼 All rights reserved.


영화속에서는 그러한 집행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3가지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첫번째는 사형 집행 명령을 내리는 법무관의 '싸인'이다. 얼굴조차 등장하지 않고 그저 서류 상에 이름을 적는 장면만 나오면서, 자연스레 누군가를 죽이라고 명령을 내리는 이들의 인간성은 필요치 않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을 실행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인간성'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서 그 고충은 드러난다.  두번째는 사형실의 열악함이다. 집행자들은 사형집행을 하면서 온갖 고충을 겪는다. [다분히 영화는 의도적으로 상황을 최악으로 이끌어간다. 그런 점은 사실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시대가 지났는데 아직도 교수형을 한다는 것이 옳은 것일까? 교수형이 아닌 다른 방법의 사형제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교수형을 통해서 일어나는 그 끔찍한 상황들을 겪어야 하는 교도관들의 고충을 생각하면 그것은 아닌 듯 싶다. 세번째로 전혀 교도관들의 트라우마를 해결해주려는 시도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도 의문적이다. 오늘날 '상담치료'라는 말이 흔해진 세상인데, 오늘날 사형집행을 하는 교도관들에게 '상담치료'를 하지 않고, 사형집행수당 7만원을 준다는 것은 예전에는 그럴 수 있었겠지만, 오늘날에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만약 실제로 그러하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이 된다. 그리고 분명히 그 요소의 고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구호활동가들에게도 일이 끝나면 심리치료가 있는데, 사형집행자에게 없다는 것은 솔직히 어이 없는 일이다.] 처음 사형을 집행하는 그들이 그 댓가로 받은 돈은 7만원 뿐 아무런 심리적치료가 시행되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은 그 괴로움을 '술'로 그리고 'sex'로 해결하려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술과 sex로 해결 될 문제일까? 언 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다.

영화 집행자는 1차원적인 극본임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집행해야 하는 집행자의 고충을 드러낸 것 만큼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오히려 그 요소가 영화의 극본을 뛰어넘어 영화를 빛나게 하고 있다. 이 영화 '집행자'...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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