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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이야기들

브런치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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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가 무엇일까?                                                              

브런치라... 몇 해 전부터 한국에 자주 등장하던 말이 있다. 바로 '브런치'와 '된장녀'...
사실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이 두 말은 거의 같은 시기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브런치에 대한 정의를 말해보도록 하자.

브런치! brunch←breakfast와 lunch가 합쳐져서 이루어낸 언어다.
결국 아침을 겸하여 먹는 식사가 브런치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행동을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해낼 수도 있다.
아마도 '브런치'보다 먼저 생겨난 단어가 아닐까하는데 바로 '아점' 즉 아침과 점심을 합해서 생겨난 말이다.
가령~ "점심 먹을래"라고 물어볼 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아점 먹었어~!" (결국 배부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브런치'하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아점'하면 고급과는 먼 은하계를 사이에 둔 단어처럼 느껴진다.
대체 브런치가 뭐길래!!! 같은 의미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1%를 위한 것으로 바뀌는 현실                         

의.식.주는 우리의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분류되어 왔다. 바로 옷, 음식, 집!
인류가 있어왔고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감에 있어서 의식주를 제외한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은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들이면서도,
인간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저 높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옷이라는 것이 단순히 몸을 가리고, 몸을 보호하게 하려는 것이다! 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옷에는 '패션'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단순히 몸을 보호하려는 기능을 떠나,
그 옷이라는 것이 사람을 달라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옷이 날개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집도 그러하다. 단순히 인간을 보호할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말하기에는,
터무니없는 고급스러움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이 집이기도 하다.

음식도 그렇다. 단순히 배를 채우고 활동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맛'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니면서, 웃지 못할 일들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백만원이 넘는 아이스크림이 있는가 하면, 몇 천 만원짜리 포도주가 있다.
단돈 20원이 없어서 1년을 살아갈 비타민A를 복용받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수도 없는데 반하여,
그러한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을 가지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에 그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본성'이 '욕망'이 되어버리는 것은 자제가 필요하다.






브런치를 바꾼 판매자가 난 싫다.                                                       

다시 브런치 이야기로 돌아오자.
사실 브런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뉴요커'의 생활! 그들에게 브런치는 어떠한 의미일까?
물론 그곳에서도 고급스러움의 상징, 더 좋은 것을 갖고자 하는 '욕망'으로서의 상징으로 브런치가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뉴요커들에게 '브런치'는 그저 우리의 '아점'같은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한끼식사를 하는 그것 말이다.

허나 한국에서 '브런치'는 영락없는 '고급스러움'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물론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소비자의 성향으로 인한 현상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욕망을 이용하려는 판매자들의 상술이 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까한다.
10년~15년 전에 과연 '브런치'라는 메뉴가 있기는 했을까?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메뉴로 개발되어서 '브런치'한번 먹어보라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영화가 있다. 바로 뉴욕의 보석상 티파니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이 영화가 티파니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노숙자가 대상이 되는 영화는 아닐 것이다.


 

조금 더 좋은 것을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허나 자연스러운 것을 넘는 '욕망'에게는 유감스러울 뿐이다.
브런치도 그러하다. 단순히 한끼 식사를 넘어 '고급'을 추구하려고 하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뉴요커의 브런치 중에 화려한 부분만 부각시키고 극대화하여,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려는 판매상들에게는 유감스러울 뿐이다.

아무런 여과기없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의 걸면 귀걸이라는 식으로의 '브런치'의 변화는
사실 뉴욕출신 브런치에게는 기분 나쁜 일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국출신 '아점'에게는 섭섭한 일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브런치 자체를 다른 브런치로 바꾸어버린 그 상술 앞에서
나는 왠지 같은 음식이어도 그 음식 앞에 '브런치'가 붙어 버리면 그 메뉴를 선택하고 싶지 않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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