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 수상소감, 전율이 돋을 정도로 멋지고 감동적이었던 이유
박영규 추모곡과 박영규 수상소감이 화제다. 박영규는 kbs에서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수상소감을 하기 위해 나온 박영규는
“케이비에스가 남산에 있을 때 제가 서울예술전문학교를 다녔다. 그때 탤런트들이 학교 앞을 지나가는 걸 보며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배우의 꿈을 꾸며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는데, 40년 넘어 케이비에스에서 처음 상을 받아봤다”
며 말을 꺼낸뒤에 정도전의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나누었다. 여기까지는 다른 사람들의 수상소감과 별 다를바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내 박영규는 이어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이렇게 좋은 날이 되면, 한쪽으로는 기쁘고 행복하지만, 항상 보고 싶은, 늘 생각나는 하늘에 있는 우리 아들…. 그 아들에게 열심히 살아가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열심히 연기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내가 열심히 살아서 빛나면 그 빛이 우리 아들이 아빠 보고 싶을 때 얼른 찾아보라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다”
하늘에서 아들이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도록 이 땅에서 자신이 빛이 나도록 열심히 살아간다는 박영규의 말은, 슬픔을 이겨낸 아버지가 보여주는 최고의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그렇다. 사실 이땅에서 생명이 주어진 이상 살아야 하는 것이고, 그 살아가는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아들이 볼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간다는 박영규의 모습은 이미 그 자체로도 누구나 본받을만한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박영규는 이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위해서, 박영규는 상을 받은 기쁨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로 표현했다. 박영규의 노래실력도 실력이었지만 단순히 슬픔만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슬픔을 딛고 당당하게 일어서는 누구보다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준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하늘에 있는 아들 또한 박영규가 매일 슬픔에 잠겨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당당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박영규는 오히려 유쾌한 노래로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시상식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까지 주는 최고의 수상소감을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이후 박영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카메라를 달라고 말한 뒤,
“우리 세월호 가족 여러분, 힘차게, 내년에 힘차게, 우리 용기를 잃지 말고 삽시다!”
라고 외쳤다. 세월호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임에 분명하다. 그 문제에서 한국사회는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부끄러운 상황이다. 그래서 2015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2014년이 끝나지 않은 듯 하다. 우리는 그 문제를 풀어가야만 한다. 진실이 밝혀지고 진정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분들이 이 땅에서 먼저 떠난 사랑하는 이들이 보기에 당당하고 멋진 모습으로 한걸음 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나의 소망만은 아닐 것이다. 박영규는 이를 짚어주며, 같은 슬픔을 아는 이로서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이런 박영규의 멋진 수상소감은 한동안은 잊혀지지 않을 최고의 시상식 명장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