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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예고편/액션/SF

비가 만약 일본인이었더라면 어땠을까? <닌자 어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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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비 주연의 헐리웃 영화 '닌자 어쌔신'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그의 팬이든 팬이 아니던 간에 한번쯤은 가져봤을꺼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라면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개봉시기를 기다려왔지만 사정으로 조금 늦게 보게 되는 동안, '닌자 어쌔신'에 대한 참 많은 리뷰들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소룡의 후예'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피 자체를 예술로 만들었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물론, 이런 말이 아닌 정말 똥꼬까지 핥을 것 같은 극찬부터 시작해서, 최악의 평까지 가지각색의 리뷰들을 보면서 반드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의 헐리웃 첫 주연 영화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닌자 어쌔신'이라는 영화라고 생각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비에 대한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평은 영화평대로 냉정하게 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그래서 생각해본게 그것입니다. '닌자'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한 배경상으로도 확실히 '일본'과 관련된 부분이기에, 나의 머리속에 담겨져 있는 '비=한국인'이라는 공식을 '비=일본인'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사실 비를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는 그 시각이 이 영화에게 득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정이 가기에, 학예회에서 마치 내 자식이 재롱을 부리면 다른 아이들은 하나도 눈에 안 들어오는 것처럼, 이 영화를 보게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같은 한국인이기에 "니가 해봤자 얼마나 하겠냐?"라며 무시부터 하고 시작하는 관점이 될 수도 있어보이기 때문입니다.


닌자 어쌔신, 이 영화를 제대로 평가하고 싶다면 일단 주연 배우가 '한국인'이라는 사실부터 배제하고 보는 것이 옳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만약 비가 일본인이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속에서 이 영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격적인 리뷰로 들어가기 전에 앞서서 체크해야 할 것

1. 사실 스토리가 그리 중요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는 리뷰입니다.
원치 않는 분들은 나가주세요
2. 좀 길어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닌자 어쌔신의 포인트를 잡아보자                                                                   

이 영화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고아로서 닌자 암살 집단에서 키워진 '라이조',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살인병기로 커가지만 같은 훈련생중에 하나인 **(죄송합니다. 이름을 모르겠군요. 아시는분은 댓글로)에게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참고로 여자~) 그런데 이 친구는 더 이상 이런 닌자로서 남을 해하는 삶이 싫었고, 조직을 이탈하려 했기에 결국 죽음을 당합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라이조'는 시간이 지나서 더 완벽한 닌자가 되어가지만, 항상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기에 보스격인 '오즈누'에게 해를 끼치게 되고 어찌어찌 조직으로부터 도망치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닌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라이조가 결국 그를 도와주는 유로폴 요원 미카의 도움을 받아 통쾌하게 복수를 한다는 그저 그런 이야기일 뿐입니다.


사실 이런 영화에서 "스토리" 연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물론 기승전결을 빼먹어 버리거나 너무나도 불친절한 묘사로 인해서 관객에게 제대로 극의 흐름조차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것에 대해서 과감하게 비판을 해야 하겠지만, 액션영화에서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면 그건 평이한 수준이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닌자 어쌔신의 스토리는 거의 옹박 수준으로 생각하면 편안할 것 같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스토리 자체가 심오하게 깊은 영화는 그리 없습니다. 특히 이런 액션 영화 같은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물론 매트릭스처럼 상당히 유니크한 수준의 영화도 있지만 어짜피 거기에서 거기인 스토리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스토리를 가지고 시비를 거는 것은 '액션'영화를 바라는 것은 아닌듯 해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가 되어야 할 "액션" 에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살아있고, 얼마나 재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영화가 살고 못 살고가 될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비는 영화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영상미의 호와 불호                                                                                

그렇다면 소위 "볼거리"가 이 영화에 충분한가? 액션의 호흡은 강약조절이 잘 되어서 관객으로 하여금 숨통을 쥐게 만들고 있는가? 눈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으로 관객에게 시각적인 만족을 줄 수 있는가? 이런 면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비는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사실 닌자 어쌔신의 액션이 나쁘다고 할 수 없어보입니다. 아니 오히려 깔끔하게 잘 빠졌다라고 해야 좋아보입니다. 닌자들과 건물 안에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나 마지막 닌자들의 본거지로 출동해서 한판 대결을 벌이는 장면, 타케시(릭윤)과의 대결이나 오즈누(코스기 쇼)와의 최종대결 등은 충분히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닌자들의 암살무기인 수리검이 화면을 멋지게 날아다니고, '라이조'가 주로 사용하던 체인달린 칼날(이름을 모르는군요)의 움직임도 컴퓨터 그래픽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 말미암아 살아있는 듯 멋지게 보여집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이끌어감에 있어서 비가 한 몫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사실 시각적으로 그의 훌륭한 몸은 영화보기에 거리낌이 없게 만들어줍니다. 정말 군살하나 없는 완벽한 몸에는 남자인 제가 반할 정도더군요. 거기에 '라이조'가 가지고 있어야 할 약간은 인간적인 모습과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복잡한 상황은 그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exellent 라고까지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눈에 특별히 거리끼지 않는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의 액션이었는데,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상위에 속하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만, 역시 세계적인 액션스타의 액션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나 봅니다. [사실 불가능하지요. 일평생을 수행해온 사람들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비의 액션도 나쁘지 않아서 관객입장에서는 상당히 깔끔하게 화면을 뽑아낸 비를 칭찬하고 싶어집니다.

거기에 닌자어쌔신에 비장미를 더하고,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 훌륭한 역할로 오즈누 역을 맡았던 '코스기 쇼'가 화룡정점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코스기 쇼가 가지고 있던 닌자 영화에 대한 노하우를 잘 살려주어서인지, 아니면 그 배우가 가지고 있는 포스 때문인지 몰라도 충분히 선한 역의 '비'에 상응하는 악한 역의 '오즈누'의 무게를 더해주더군요.


하지만 영화의 호흡적인 면은 그리 훌륭해보이지는 않습니다. 분명 전체적인 상황전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까지는 뽑아내지 못했다는 느낌이듭니다. 순간적으로 터트리는 통쾌함이 돋보이는 액션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닌자 어쌔신의 액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영화가 훨씬 괜찮아졌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또한 너무 슬래셔무비의 면을 보여주었다는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잔혹한 장면들은 닌자라는 집단에 대해 관객으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강한 집단'이라는 것에 동조하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영화가 가진 컨셉인 '복수'라는 성격과도 맞아보이구요. 그러나 눈을 뜨고 볼 수는 있어도 그리 유쾌하지 않는 장면들은 (사실 이런 장면들을 유쾌하게 본다면 사이코 패스에 가깝겠지요. 사람 얼굴이 반이 잘려나가고, 팔 다리가 떨어져나가고 몸뚱아리가 반으로 살리고 있는 데 말입니다.) 오히려 이 영화로 하여금 깊게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액션 영화라기보다는 SF액션영화                                                               

영화는 닌자라는 암살집단의 신비감과 강력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컴퓨터 그래픽을 종종 사용하곤 하는데요. 이러한 점이 닌자 어쌔신을 액션 영화라기보다는 초능력자들을 다룬 SF액션영화처럼 보이게 만들더군요. 어두움 속에서 "스스르"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들이나 일반인의 눈으로 잡기 힘든 빠른 움직임등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컴퓨터 그래픽은 그 효과를 잘 살려주고 있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 효과들이 눈에 거슬리기보다는 화면과 잘 어울려져서 납득할만하게 보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닌자 어쌔신'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인간 몸의 한계를 의심하게 하는 듯한 그런 멋진 액션 장면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마치 성룡이 헐리웃으로 건너가서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액션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 '라이조'가 X-man의 울버린은 아닌가? 싶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라이조 스스로가 기를 모으고 집중을 하니 그의 상처가 치유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아무리 '기'라는 부분이 심오하고, 서양인들에게 동양 무술은 항상 신비로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갈라진 배가 스스로 아물어버리는 그런 장면은 조금 오버가 심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물론 이 영화를 '액션'영화가 아닌 'SF액션'으로 생각한다면 납득할만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왠지 모르게 '닌자 어새씬'을 조금 허무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비'나 다른 이들의 노력이 조금은 헛되게 되는 부분이 된다고 할까요?



비가 만약 일본인이라면 어땠을까요? 닌자 어쌔신, 이 영화는 그를 한국인이 아닌, 그래서 오히려 가산점을 주지도 않고 점수를 빼어버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괜찮은 수준의 영화로 나왔다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노력을 너무 오버해서 칭송하지도 않았으면 좋겠고, 너무 축소시켜버리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우려했었을 비의 영어발음도, 솔직히 제가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오히려 코스기 쇼의 영어발음이 독특하면 독특했지, 비의 것은 나쁘지 않게 들렸습니다.

조금 영화 전체적으로 도대체 일본의 어디야?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신비한 산속이나 특수부대가 몰려오는 것, 유럽을 배경으로 한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 별로 유럽이라는 느낌이 살아나는 것이 없는 것 등은 조금 부실해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헐리웃의 다른 영화들을 보더라도 이상하게 자기네 나라가 아니면 완전 다른 나라들을 판타지로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것은 언급하지 않는 게 나아보입니다.[그 유명한 트랜스포머2도 저는 보다가 환장할 뻔 했습니다. 이집트와 요르단이 아주 지형을 무시하고 섞여있더군요] 


마지막으로 한국인으로서의 비에 대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저 닌자 어쌔신이라는 영화의 주연배우로 나온 '그 배우'에 대해서 느낀 것은, 그가 상당히 많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는 것입니다. 그에게서 아직 월드스타라는 평을 붙이기를 저는 조심하고 있지만, 조금씩 월드스타의 모습이 그에게서 보이더군요. 닌자 어쌔신,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한번 보러가보세요. 다만, 잔혹한 장면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으니 이점 감안하시길!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 하나 눌러주고 가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왕이면 daum view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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