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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예고편/액션/SF

<해운대>를 쓸어버린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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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서 가장 눈이 즐거웠던 영화를 뽑으라고 말한다면 내게 있어서는 단연코 2012를 그 1위로 올려놓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트랜스포머2>, <터미네이터4>같은 유니크한 작품들이 개봉을 한 해였으며, 천만관객 해운대가 쓰나미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한 해였지만, <2012>앞에서는 다른 작품들이 행했던 것들은 그저 아주 작은 조족지혈 같은 상황이니 말이다. 지구의 한 곳에서 열심히 패권 잡기에 힘쓰고 있고, 살아보겠다고 전봇대에 매달려 있지만, 이건 땅이 갈라지고 화산이 폭발하고 폭풍이 휘몰아치며 초초초메가 쓰나미가 닥치는데 어찌 그 비교가 되겠는가?

2012, 고대 마야인들이 예언했고 노스트라다무스와 컴퓨터까지도 같은 날을 말하고 있다는 2012년 12월 21일. 그날에 일어나는 대재앙, 그 대재앙을 다룬 것이 이 영화이다. 그리고 그 대재앙을 2009년에 미리 보고 있는 관객으로서는 만족할만한 영상이지 않았을까? 2012라는 영화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해보도록 하자

본격적인 리뷰전에 하게 되는 점검~

 전체적인 리뷰의 상황에서 자유함이 있기 위해 하다보니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재미를 위해 안 보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백미는 대재앙                                               

사실 그동안 지구는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다. 매번 어디선가 나타나는 악당들은 지구의 평화에 위협을 가져왔고, 그 위협 앞에서 끊임없는 전쟁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007>이나 <터미네이터> 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그러했다. 그러나 이런 전쟁뿐인가? 온갖 대재앙은 지구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2012>도 그러했고, 같은 감독의 작품의 <투모로우>도 그러했다. <딥임팩트>나 <아마게돈>도 어찌 빼놓을 수 있으랴? 하긴 필자의 생각으로 그중에 제일은 <노잉>인 듯 싶다. 어쨌거나 이러한 영화들은 한시도 지구를 편안하게 내버려두는 적이 없었다. 그리고 2012도 그렇다. 아마도 영상으로 따지면 가장 화려하게, 그리고 실감나게 지구를 괴롭히는 것이 바로 2012가 아닌가? 싶다.


사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그의 작품을 통해서 왜 이리 지구를 괴롭히는 것일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인디펜던스 데이나 투모로우로는 만족하지 못한 것일까? 결국 그는 인류 멸망이라는 대전제 하에 "2012"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가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그 첫번째 이유를 '재난 앞에서 보여지는 인간성' 이나 '인류애/가족애'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마 틀린 답인듯 하다. 그것은 아마도 부차적인 이유이리라.  그가 이런 영화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그저 단순하게 "화려한 볼거리"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화려한 볼거리는 나같은 관객이 극장을 찾도록 만드는 주된 이유가 되기도 한다. "2012"는 그러한 볼거리가 충분히 나타난다. 지진으로 인해서 갈라지는 땅, 그리고 그곳으로 사라지는 건물들이나 자동차, 무너져내리는 건물들 화산으로 인한 화려한 볼거리, 그리고 1500m가 넘는 해일 등, 그 하나하나의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쓰나미'를 소재로 한 영화나 '지진'를 소재로 한 영화, '화산'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이 영화속의 파트타임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이러한 재난 영화 앞에서 '볼거리'는 재껴두고 다른 것에 많이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면서 은근히 볼거리를 무시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굳이 위기 앞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이나 눈물나는 가족애 등을 굳이 온 지구를 괴롭혀서 뽑아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저 아파트 하나만 무너뜨려도 그 안에서 충분히 녹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짜피 온 인류의 죽음이나 소수의 죽음이나 그 안에서도 드라마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아마도 2012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볼거리'가 아닐까? 굳이 다른 것을 찾기보다는 얼마나 온 지구에 닥친 재앙을 실감나게 잘 그려냈는가?가 첫번째 관전 포인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영화에서 "볼거리 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은 옳은 표현은 아닌 듯 하다. 볼거리가 가장 주된 것이기에 "볼거리 밖에"라는 말을 쓴다면 괜히 이 영화의 장점을 너무도 죽여버리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볼거리만으로도 2012는 충분히 볼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영화를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물론 약 40만명을 제외한 전 인류가 죽어버리니 참 많은 사람이 죽는다라고 말하기보다는 참 적은 사람이 살아남는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마야인들이 예언한 2012년, 과학에 무지몽매한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태양으로 인한 영향이 지구의 핵을 자극하고 지구가 한바탕 난리가 나게된다는 그런 이야기, 결국 지구의 지각은 틀어지고 그로 인해서 화산은 폭발하며 쓰나미는 일어난다. 지구 표면에 아주 살짝 붙어서 살아가는 인간들에게는 지구의 그러한 움직임이 너무도 거대한 것일 수 밖에 없고 이 거대한 재앙 앞에서 견딜 수 없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과학자는 이러한 끔찍한 상황을 발견해서 소위 '높은 분'들에게 알리지만, 그 높으신 분들은 '전 인류의 혼란방지'라는 미명 아래 자신들만 살아남을 길을 모색한다. 그 길이 바로 21세기형 노아의 방주를 만드는 것이다. 옛 노아의 방주는 신께서 선택하신 이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지만, 현 노아의 방주는 돈 있고 힘 있는 이들만 살아남게 된 것이다. 그렇게 차곡차곡 준비되어서 자신들만 살려고 하는 그 모습, 지극히 이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그만큼 현실적인 모습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원이 있는 이들이 있다면, 없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영화 속에서 나타나는 상황,"부자는 살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이는 살 수 없다."라는 사실은 비록 그 정도의차이가 많이 있지만 우리의 현실에서도 매번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

"재앙 앞에서 부자가 되지 못하면 죽을 생각이나 해라!" 라며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서 불공평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이라면 그래서 에어컨 바람이 무엇인지 알고 자동차로 편안하게 이동해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며 각종 문명의 혜택을 누려본 이들이라면, 우리 편안함이 저 지구 반대편에서는 불편함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내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주었다고 그러냐?"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어짜피 선진국 국민들의 삶이 편안하면 편안할수록 저 후진국의 피해는 늘어 나고 있지 않은가? 지구 온도 1도가 올라가는 것이 우리에게는 불편함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죽음이 되니 말이다. 우리보다 돈 많은 부자만 살아남는 영화 속 현실이 배가 아플 수 밖에 없지만, 우리 또한 누구에게 배 아픈 대상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불균형은 영화든 현실이든 언제든 일어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초특급 부자들만 모아놓고 보니 거기에서 또 불균형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1인당 10억 유로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들이지만 거기에서도 파워게임은 일어난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에 옮겨 타는데 있어서 가장 최상급들은 먼저 배에 올라타고, 10억 유로를 낼 수 있는 조금 불행한 사람들은 그저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으로서 부자들의 자비만을 바라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사실 영화 속에서 그 흑인 남자가 하는 연설과 세계 정상들의 결단은, 한편으로는 감동적인 것처럼 나오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역겨운 것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후손들에게 무엇이라고 말하겠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 갈등하며 결국 짐승이 아닌 인간으로 살기를 택하며 방주의 문을 열기로 결단하는 그들의 모습은 비록 그 상황에서야 충분히 타인을 생각할 줄 아는 인간애가 넘치는 이들의 모습이지만, 이미 수십억의 사람들의 목숨은 나몰라라하고 자신들만 살겠다고 모였던 존재들이 아닌가?

그렇기에 영화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우리는 극적인 감동의 장면은 오히려 이 장면보다는, 아랫사람들 모두 떠나게 한 뒤에 자신은 시민들과 함께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던 미국의 대통령의 모습이 더 감동적이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방주안의 그 부자들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왠지 현실속 우리네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2012년에 인류에게 종말이 오든지 안 오든지 간에, 어짜피 인간에게는 확실한 종말이 온다. 그것이 단체적이냐? 개인적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어떤 모습이든 다가오는 종말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는 그렇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인간다움이 될 것인가? 이 영화가 관객에게 던지는 숙제가 바로 이것인듯 하다. 누구나 이기적일 수 있고, 누구나 이타적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기적/이타적 모습이라는 것이 매번 명확한 정답을 찾기는 힘들어보인다. 남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도 사랑해야 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남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하는 그 모습은 그리 쉽지 많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저 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닌 이 도시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고 보여진다. 

그렇기에 가급적, 죽음을 부르는 시간이 가깝게 다가오기 전에, 그나마 인간다운 냄새를 풍길 줄 아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 아닌가? 싶다. 다가오는 급박함 속에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 마음이 어떠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자신이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보면 2012라는 영화, 인류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인류가 그나마 살아있는 그 상황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가 이 영화에서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만 같다.



추천 하나 눌러주시면, 안 잡아 먹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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