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김지호의 식탐을 예능으로 바꾸는 나피디의 기가막힌 능력!
삼시세끼에 김지호가 게스트로 나왔습니다. 삼시세끼 4회에서는 지난 회 게스트 김광규에 이은 김지호의 연이은 방문이 있었습니다. 방송 중에도 나왔지만 정말 90년대를 주름잡던 스타, 말 그대로 탑의 위치에 있었던 김지호의 방문은 유쾌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삼시세끼의 이서진, 옥택연만이 아니라 김광규와 함께 지내면서도 전혀 어색함이 없었고(물론 드라마를 같이해서 그랬겠지만) 주눅드는 것도 없었지요. 자신의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참 편안한 모습을 안방까지 전달해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어제 삼시세끼의 내용은 그리 예능적인 요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회때 툴툴대며 어쩔줄 모르던 이서진과 옥택연의 모습이나 2회때 먹이사슬 최강자 꽃할배 신구, 백일섭의 출연으로 인해 생겨난 계급구조 이야기나 3회때 게스트가 아닌 노예 오브 노예로 노동만 왕창하던 김광규의 이야기처럼 사실 밥 세끼 먹는 것이 아닌 'somethin'이 있는 시간이 아니었던 거지요.
그냥 김지호가 잘 먹고 잘 놀다가 간 것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방송으로는 쓸만한 이야깃거리가 없는 이 상황을 나피디는 참 놀랍게 바꾸더군요. 바로 김지호를 '텃밭 브레이커'라는 별명을 붙여가면서 그녀가 하나하나 전멸시킨 작물을 늘어놓습니다.
사실 이번에는 먹는 것을 가지고 '공포'라는 분위기로 재해석했지만, 나피디는 참 단순한 것을 가지고 재치있게 바꾸는 능력이 존재합니다. 삼시세끼 1회때는 먹는 것이 '숙제'였었고, 2회때는 먹는 것이 '최강자를 잠재울 수 있는 조공'이었지요. 3회때는 먹는 것을 '노동'으로 바꾸어버렸습니다.
단순히 먹는다는 것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계속 변화된 이야기가 존재하는 것은, 먹는 것이 달라져서가 아닐 것입니다. 바로 그 상황을 다르게 비꼬아 해석해내는 그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나영석 피디가 제대로 보여준 것이지요.
삼시세끼는 어쩌면 2000년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예능이었을 것입니다. 수많은 돈을 들여가며 세트를 만들고, 무엇인가 블록버스터급의 예능으로 시청자의 눈을 잡을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그런 예능의 시대. 그에 비해서 나피디의 예능은 참 일상적이면서도 참 꾸며지지 않은 소소함속에서 찾아내는 재미인듯 합니다.
무엇인가를 많이 투자해서 재미를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별 투자한 것이 없어보여도 재미가 존재한다면 아무래도 후자가 더 나은 것이겠지요. 이렇게 나피디는 삼시세끼를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또 한번 시청자들에게 재확인시켜주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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