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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예고편/액션/SF

차우, 너더분한 현실에 웃음을 녹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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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화와 관련된 이미지는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단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음을 알립니다. 또한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주)영화사 수작에 있습니다. 

몇 주 전, 극장에서 '차우'라는 영화 예고편을 봤을 때...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이은 또 하나의 괴물영화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히 이 영화는 개봉하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목록에 넣어두게 되었다. 그리고 그 '차우'를 보고 왔다. 결론은 '만족'이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누구인지부터 조회 들어갔다. '신정원' 감독... 누구지? 하다가 '시실리 2km'를 제작한 감독이라는 말에 당장 "아하~!"라는 반응부터 나왔다. 그래 그 감독이구나~! 당신의 영화 앞으로도 쭉 보겠소~!

차우는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괴수영화에서 조금 빗나가보인다. 그래서일까? 저 멀리 헐리웃까지 갈 필요없이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연결지어서도 안되는 영화였다. '시실리 2km'라는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낸 감독답게, '차우'는 예고편만 보고 쉽사리 '전통적 괴수영화'를 기대하며 봐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전통'이라는 단어를 잠시 내려놓는다면 이 영화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영화다. 이제 그 '차우' 리뷰,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앞서 체크하는 사항입니다.

1. 스포가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나가주세요^-^


'차우' 무슨 뜻일까?                                                                

차우[명사] [방언]  1 ‘창애’의 방언(강원).2 ‘덫’의 방언(경기, 충북).
chaw  미국  [tʃɔ́ː]     (방언) (질겅질겅) 씹다(chew)

출처: "Copyright (c) Oxford University Press. Doosan Corporation. 종합출판 Inc. Daum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한국어로 하면 식인 멧돼지를 잡는 '덫'이 될 수 있지만, 영어로 하면 '질겅질겅 씹다'라는 뜻이 되는 '차우'!! 아마도 식인 멧돼지의 식성을 표현한 언어가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영화내에서 차우는 '식인 멧돼지'를 뜻한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 '식인 멧돼지'라는 '영화 정의'보다는 '영어 정의'에 더 신경이 쓰인다. '질겅질겅 씹는다'는 그 말이, 마치 영화 초반에 멧돼지가 몽롱하지만 약간은 의식이 있는 그 여자를 질겅질겅 씹어먹는 그 소리 때문에, 이 뜻이 더 와 닿는것 같다.  

               멧돼지가 보여주는 잔인한 식성의 모습이 어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약육강식을 보여주진 않을까?


사실 돼지하면 흔히 생각나는 이미지가 '먹는다'아닌가? 그리고 그것이 사람에게 비유되어 사용되어질 때는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일 뿐이다. 그런데 그냥 돼지도 아닌 식인 멧돼지라는 것이 '먹는다'라는 의미에 더욱 집착하게 만든다. 또한 영화 중반쯤에 나오는 '먹고 먹히는게 인생'이라는 말은, '먹는다'라는 것이 단순히 식인 멧돼지의 식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네 인생사'를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사는 시대도 먹고 먹히고 있지 않은가?

음식을 먹는다라는 것은 단순히 식욕을 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인간 안에서 끊임없이 밀고 올라오는 탐욕이라는 것을 뜻할 때가 많다. 그렇기에 단순히 음식을 먹는 장면 하나로도 인간의 추악한 면을 나타내주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필자의 견해로 그런 면을 정말 잘 보여준 것이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섭정이 음식을 먹는 장면이라고 보여진다. '차우'에서도 그러하다. 그 멧돼지의 끊임없는 식욕... 인간까지 잡아 먹는 그 왕성한 식욕은 왠지 인간들의 탐욕을 생각나게 한다.

영화 초반에 마을 이장과 유지가 함께 매운탕을 먹는 부분도 그러했다.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음식점에서 논의하는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탐욕스러워 보인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친 이들도 그러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자동차로 여자를 쳐 놓고는 분명 살아있음을 확인해놓고도, 괜히 이 여자를 병원에 데리고 가면 자신들이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자신만의 이득 앞에서 윤리고 뭐고 다 내팽게치는 탐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이 드러나 보인다. 이뿐인가? 식인 멧돼지가 출몰하고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고 하는 상황에서도 돈 벌이에 혈안이 되어서 사람들의 안전따위는 결코 신경쓰려고 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도 그러하다. 어쩌면 이 영화는 식인 멧돼지나 사람이나 다를 바 없이 탐욕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보려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현실' 가득한 이 영화~!                                                               

글쎄... 굳이 전통적인 괴수 영화를 떠나서 어떠한 위기상황을 맡게 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상당히 인류애가 깊어 보인다. 물론 아닌 경우도 많지만 특히 헐리웃 영화에서 주인공의 상당히 매력적인... '도덕책'에나 나올법한 사나이가 주로 등장하지 않는가? 아니 그런 영화에서는, 감초역할을 하는 이들도 초반에는 좀 자기 중심적이고 모자라보이나 나중에는 위험 앞에서도 인류애를 실천하는 멋진 그런 인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차우'에서 그런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주인공인 '김순경'(엄태웅)조차 '차우'와 대결을 하는 이유가, 괴수로부터 마을사람을 구하려는 눈물겨운 영웅심리가 아닌, 치매걸린 엄마를 찾아오려는 목적에 차우를 만나러 갔던 것이고, 상황상 어쩔 수 없이 차우를 떠맡게 될 때도 일계급 특진을 해줘야 함이 "내 한 목숨 희생해서 사람들을 저 포악스러운 살인 멧돼지로부터 구해내겠다" 보다 중요해보인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차우를 떠맡게 되고 말이다.

                                   약간은 등떠밀려, 식인 멧돼지를 상대해야만 하는 김순경의 모습...


근데 헐리웃 영화의 히어로들은 그러하지 않찮은가? 눈물이 맺힐만큼, 어리석게 이기주의를 버리고, 이타주의에 충분히 젖은 모습으로 자신을 희생해가는 그런 영웅들이 판치는데 반해서 우리의 '김순경'은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일 뿐이다.

그러나 김순경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이 영화의 경찰들은 시민을 보호하려는 투철한 정신으로 자신을 무장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살기 바쁠 뿐이고, 돈 벌기 위해서 경찰을 할 뿐이다. 아마 이런 류의 헐리웃 영화에서는 경찰이 직업이라기 보다는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행동하지 않을까?[물론 현실에서도 경찰을 사명으로 생각하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심에 감사를 표한다.] 

마을 주민들이 식인 멧돼지에 의해 쑥대밭이 될 때, 가장 안전한 곳으로 혼자 피하는 경찰... 그래도 경찰이 되면서 맹세했던 공공의 안전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겠다라는 그 선서가 그의 양심을 괴롭힌다. 결국 "그래! 이 한 몸 바쳐 위대한 희생을 하리라!" 이렇게 결심하지만, 이내 겁 먹으며 다시 가만히 있는 것... 왜 그렇게 실감나는지 모르겠다. 영화 공식상 원래 그런 다음에는 주인공이 아닌 다음에야 처절하게 괴물과 싸우다가 숭고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가? 하지만 마치 오늘날 '불의 앞에서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하다가도 가만히 다시 앉아버리는 모습이 많이 있는게 우리 현실이지 않은가?

그뿐인가? 음주운전 단속 때 일어나는 갖가지 추태들 속에서 공권력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경찰소 앞으로 농기구를 들고 찾아오는 농민들과 경찰의 대립해야 하는 상황은 왜 저렇게 한 뜻이 서로 될 수 없는지 머리가 지끈되긴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도 그런 걸 어쩌겠는가? 돈 독이 올라서 손님들의 안전은 절대 생각하지 않는 마을의 유지나 너무 힘든 현실에 '치매 노인을 휴게소에서 버리고 가는 상상'을 하기도 하는 아들의 모습도 그렇다. 또한 대게의 이야기속에서는 얼굴이 이쁜 아가씨가 맘씨도 이쁘다. 원래 그래서 여 주인공이 제일 이쁘지 않은가? 드라마를 봐도 그러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쁘게 자신을 치장하고 말투는 공손하지만, 자신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는 이를 향해 한치의 거리낌 없이 술병을 날리는, "겉과 속은 결코 같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주는 아가씨도 나온다.

이 영화가 현실의 모습을 말한다고 해서  "부정적인 것이 현실이다." 라는 것은 아니다. 그것 또한 오류일테니 말이다. "현실의 모습은 모두 부정적인 것이다" 라고 말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네 현실이 그렇게 깔끔한 '이야기' 정도로 끝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깔끔한 것을 찾아볼 수 없는 너더분함이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대게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나쁜 놈은 깔끔하게 나쁜 놈이다. 착한 놈은 참 착하고... 복잡함도 없고 너더분함도 없다.

신데렐라 이야기라면 언니들은 무조껀 100% 악역의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 다른 이야길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왕자와 신데렐라는 100%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이 그러겠는가? 비록 언니들이 나쁜 이들이라고 해도 어찌 나쁜짓만 맨날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 언니들에게 당하는 신데렐라가 직접적으로 언니들을 향해 항거하지는 않더라도 속으로 욕을 진탕하는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  왕자와 신데렐라가 함께 살아가는 것도 "100% 두 사람은 행복했습니다"는 아닐 것이다. 오늘 싸우기도 하고 내일 싸우기도 할 것이다. 아무리 잉꼬 부부라고 해도 말이다. 

물론 이야기의 흐름상 불가피한 부분도 있었지만, 차우라는 영화속에는, 확실히 보기에 골치아픈 우리네 현실 상황도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왠지 '차우'라는 영화가 '이야기 같은 영화'라기 보다는 '현실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보다 큰 멧돼지라는 것 하나 빼고...


 


'웃음' 가득한 이 영화~!!                                                             

이 영화가 가진 참으로 독특한 매력은 '웃음'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웃음은 이 영화에 힘을 불어넣는다. 

이 웃음들은 영화 초반 가벼운 분위기를 위해 투입되는 정도의 역할이 아니다. '차우'와의 본격적인 싸움이 벌어진다고 해도 감독은 기회가 되면 '웃음'을 집어 넣고자 한다. 마치 괴수영화라고 하면, 무엇인가 엄숙한 분위기가 있어 보여야 하고, 무엇인가 쫓고쫓기는 급박성등이 떠올라야 하는데, 이 영화는 거기에 '웃음'이 포함되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 쫓고쫓기는 것이나 사람이 죽어가는 것에 대한 엄숙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왠지 코미디 장르가 합해진 듯한 것이 바로 '차우'다.

솔직히 마을 회관을 쳐들어온 '차우'의 첫 장면 부분이나, 다이나마이트가 터지는 부분 등에서는 컴퓨터 그래픽이 정말 티가 많이 났었다. 이 영화 내에서 "식인 멧돼지에 대한 그래픽은 완전 꽝이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것이 깔끔한 화면을 전달해주었다" 이렇게 말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차우에서 관객이 얻어가는 '웃음'은, 그러한 영화의 단점을 메우기에, 충분해 보인다. 

                                  백포수... 마지막까지 재미를 던져주던 그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정말 명작이다."라는 소리가 나오는 영화가 아니면, 이상하게 극장문을 나서면서 조금 아쉬운 감이 든다. 돈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다. DVD로 볼 껄... 이런 생각도 들고... 하지만 차우는 그런 생각은 안 드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괴수영화가 주는 흥미성도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었고, 영화 자체가 주는 웃음도 시종일관 계속 이어져서 마치 짜장면 한 그릇이나 짬뽕 한 그릇을 먹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짬짜면을 먹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 흥미진진하지 않았던 식인 멧돼지와의 싸움이나 완벽한 깔끔함을 자랑하지 않는 그래픽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만큼의 웃음이 차우에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시실리 2km'에서 감독이 보여준 재미보다 한 차례 업그레이드 되어 있는 웃음이 '차우'를 괜찮은 영화로 보이게 만든다.
  
 
영화를 보면서 무엇인가 심오한 무엇을 찾아보려고 하는 이가 아니라, 그저 오늘 하루 2시간을 영화를 보면서 재밌게 보내고 싶은 이가 있다면, 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단연코 '차우'를 추천해주고 싶다. 가볍게 받아들일 자세가 된 이들에게 이만한 오락영화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본 영화와 관련된 이미지는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단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음을 알립니다. 또한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주)영화사 수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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