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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예고편/멜로/드라마/로맨틱코미디

'블룸 형제 사기단' 이 영화,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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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영화 블룸 형제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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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 형제 사기단' 이 영화, 주목할만 하다.


'블룸 형제 사기단' 이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가 끝난 순간 난 멍해졌다.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이 영화? 이런 영화의 주요 포인트는 바로 '반전'인데... 원래 사기 영화의 포인트는 막판 반전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어떤 반전을 찾으라는 거야? 혹시나마 자막이 다 올라가면, 캐리비안의 해적처럼 조그만 에피소드가 붙어 있을 줄 알고, 영화 자막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그것으로 끝이었다. 영화는 끝났지만, 도저히 이 영화가 뭐에 포인트를 주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영화의 원제는 '블룸 형제 사기단'이 아니다. 'The Brothers Bloom'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초반에는 세상에는 수많은 사기꾼이 있는데, 그중에 가장 으뜸은 '블룸 형제'라고 말한다. 이것은 그들을 공치사하고 그들의 캐릭터를 형성하는 역할을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스쳐가야 할 단서가 아니었고, 영화 시작부터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사기 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의 평가는 어떠했을까? 어떤 이들은 지루해서 중간에 나갔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초반엔 웃기고 나중에는 감동적이다. 이런식으로 평가를 한다. '좋았다'와 '나빴다'가 엄청 극단적으로 나와 있다. 나의 입장에서는 "이 영화 대단하다." '이런 사기 영화도 존재하는구나~!' 싶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여러번 생각을 했지만, 100%로 모든게 이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한 90% 하지만 그정도로 이 영화는 이런 영화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100%가 아니기에, 남들에게 이걸로 봐야 해! 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이런 영화를 보았다"라고는 말할 수 있겠다.


본격적인 영화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항상 하는 작업...

1. 영화 스포 가득합니다. 주의해주십시오.
2. 짧게 써보도록 하겠지만... 역대 리뷰들 중에 가장 긴 리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나머지 10%를 제하고 90%를 가지고 설명을 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한번 읽어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이런 사기 영화도 있을 수 있을까?

사기영화의 핵심은 반전일 것이다. 아니 꼭 사기영화가 아니더라고 하더라도, 더 큰 범주 안에서 볼 때 이런 영화의 핵심은 '반전'이다. 그리고 그 반전을 위한 요소를 얼마나 완벽하게 깔아놨는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안 들키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빵'하고 터트리면서 충격을 던지고는 후다닥 크레딧을 올라가게 하는가가 관건이다.

하지만 충격적인 반전을 던져주지 않는 사기영화가 있다. 바로 '이 영화- 블룸형제 사기단'이다. 충격적인 반전은 없지만, 사기는 너무도 완벽하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무심코 지나갔던 모든 것이 사실은 단서였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였다.

공포영화를 생각해보자. 공포 영화에서 관객을 겁주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왁!!"이다. 바로 가만가만가만 있다가 어느새 확! 놀라게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확'놀람이 없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으스스 무서워진다. 조금씩 깨달을 때마다 그 정보로 인해서 더 겁먹게 된다.


그런데 사기영화도 이런 공포영화같은 것이 있게 된 것이다. 전혀 뭔지 알지 못하다가, 갑작스럽게 '왁!"하고 놀라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그런 영화들은 사실 충실하다. 영화가 끝나기 전에 잘 설명해준다. "사실은 이러이러 해서, 당신들이 봤던 그리고 무심코 지나쳤던 이것이 요러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유주얼 서스펙트를 생각해보자. 식스센스를 생각해보자. 단서들의 나열이 다른 것과 연관된 것인양 보여서 관객은 무심코 지나친다. 하지만, 그 지나침이 작가의 노림수였고, 그 노림수들을 한번에 풀어주면서 충격을 주는 것이 '반전'이다.


 그런데 이러한 '반전'을 다루고 있는 영화는 대게가 영화 내에 반전이 있음을 말해주지 않는다. 왜냐? "이 영화는 반전이 있는 영화에요." 해버리면, 관객은 두 눈을 번쩍거리게 될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 결코 속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두 눈 번쩍거릴 것이다. 그럴수록 당연히 작가는 힘들어진다. 반전을 위해 깔아놓는 밑밥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조사해 올 이들을 생각하면, 재미를 던져주는 것이 엄청난 모험이 되기 때문이다. 반전을 읽히게 되는 순간 끝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 원제는 'The brother Bloom'이어서 '반전'이라는 용어를 나타낼 수 있는 '사기'가 빠져있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의 반전에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영화 초반 자막에 가장 대단한 사기꾼들로 '블룸형제'를 뽑기 때문이다. 소재도 사기니, 자연히 관객이야 두뇌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이유로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이 영화는 그 사기를 맨 후반에 '깜짝'형식으로 두지 않았다.

마치 개구리를 끓는 물에 집어던지면 후딱하고 튀어나오겠지만, 개구리가 있는 물을 천천히 끓여버리면 뜨거운지도 모르고 죽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이 영화는 사기를 쳤다. 친절한 설명이 없고, 극적으로 보이지 않던 마지막 반전의 모습도 그리 대단하지 않아 보였던 것은 새로운 사기 방법으로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영화 전체를 통한 사기였다.



스티븐은 죽었는가? 이것이 키 포인트이다.

이러한 것을 풀어나가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볼 질문은 이것이다. 스티븐은 죽었는가? 몇 가지 포인트를 들어서 그가 죽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첫번째는 블룸이 스티븐을 안고 난 뒤에 몸에 묻었던 핏자국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가짜 피가 아니라 진짜 피였다는 것이다. 자연히 형의 사기로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진짜 피였다. 두번째는 힘겹게 스티븐이 의자를 끌어다가 앉을 때 카메라는 그의 손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피가 내려온다. 아무 관객도 없고, 아무도 볼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사기를 칠 필요가 없는 그 상황에 그 손에서 피가 내려오는 것은 그가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번째 블룸의 진정한 절규다. 이것은 엔딩으로 이끄는 분위기를 이끌어준다. 이것 자체가 잘못 깨달아서 저런 것이라고 말하면 그땐 정말 plot이 이상해진다.

그는 정말 죽었다. 영화는 친절하게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지만, 주어진 포인트를 통해서 그것을 추리할 수 있게 해준다. 형의 죽음 뒤에 영화가 그렇게 끝났으니 관객 입장에서야 "형이 진짜 총에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에게 안 맞은 척 했다"가 그의 대단한 사기처럼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더 이상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고 영화는 급히 마무리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조금 더 고민해보니, 형의 사기는 그렇게 짧지 않았다. 엄청나게 긴 것이었다. 




여기서 잠시 블룸과 페넬로페 이야기로 가보자.

블룸

블룸(애드리안 브로디)은 사실 별 캐릭터가 없다. 그냥 감수성이 많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각본대로 쓰여진 삶, 바로 사기를 치면서 가짜 인생을 살아가는 자기 자신이 싫은 그런 사람이다. "쓰여지지 않는 삶", 그것이 진정 그가 원하는 바다. 그렇기에 그가 영화 내에서 기뻐하는 장면을 별로 볼 수 없다. 만족할만한 삶을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그가 기뻐하는 몇 안 되는 장면은 이 영화를 이해하는 소스가 된다.

  그의 어린 시절, 그가 기뻐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짝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고 아이들 앞에서 대화하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사기쳐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사기에 빠지면서 기뻐하는 그런 장면이다. 그게 전부다. 이후로 그가 기뻐하는 장면은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간 뒤에 그가 다시 기뻐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페넬로페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다.  


 

  사기치는 걸, 남을 속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 그가 이상하게 사과를 훔치고 도망칠 때 기뻐하며 도망친다. 또한 기차 내에서 과자를 훔치며 좋아한다. 사과, 과자 정도는 그가 그동안 해왔던 것에 비하면 비교가 안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럴 때 기뻐하고 있다. 엄청난 돈을 훔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파티를 할 때에도 우울한 모습에 있었던 그가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그의 기쁨은 바로 '페넬로페'와 연관되어 있다. 페넬로페가 프라하에서 '기도문'을 훔치고 유유히 말로 경찰서장을 후리고(?) 나온다. 그리고는 그 책을 보이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한다. 페넬로페가 기차에서 과자를 훔친다. 그리고 그것을 좋아한다. 이 모습이 '블룸'과 너무도 비슷하다. 사기를 쳤지만 대박이었음에도 좋아하지 않는 블룸이 사과를 훔치고, 과자를 훔치는 것은 그것을 특별히 좋아해서가 아니다. 바로 페넬로페와 닮아가는 것이다. 아니 페넬로페를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 있으면서 그에게 벌어진 변화다. 


  사기를 그만두고 싶어서, 형을 떠나 3개월 동안 혼자 살던 그의 모습을 생각해보라. 정말 사기만 그만두면 그가 기뻤을 수 있었을까? 영화는 짧은 화면으로 그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영화 초반 더 이상 사기를 치지 않을 것이고, 자신만의 쓰여지지 않을 인생을 살겠다고 결심한 그라면, 자연히 영화는 인생을 즐기는 그의 모습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그저 침대에 누워 있을 뿐이다. 무슨 특별한 기쁨의 장면이 없다. 단순히 사기를 안 친다고, 자신만의 인생을 산다고 되는게 아니었다.  근데 이와 유사한 장면이 또 한번 나온다. 페넬로페가 자신이 사기꾼임을 알았을 때, 그리고 페넬로페에게 상처를 주게 만든 형과 이별을 한 뒤 그는 앞서 모습과 비슷하게 침대에 누워 있다.


  자연스럽게 하나의 공식이 성립된다. 자기만의 인생을 살겠다고 독립선언을 한 그의 모습과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고 형과의 이별을 택한 그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 후자는 침대에 누워서 그러고 있는 게 이해가 되지만, 전자는 그렇지 않다. 어디 보트라도 타고 멋지게 돌아다니는 영상이라도 나와야 더 설득이 잘 되지 않았을까? 결국 그에게 '기쁨이라는 표출'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그의 만족의 최정점이, 단지 '쓰여지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다다르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기쁨의 최정점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였다. 어린시절에 그러했고, 나이 들어서도 그러했다. 단순히 여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를 초반 그를 유혹하던 여자를 밀어내는 장면에서 볼 수 있다.  

  정리해보자. 블룸... 이 영화에서 제시된 그의 행복은 단순히 사기꾼을 벗어나는 데 있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 있다.




페넬로페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은 그녀, 재주도 뛰어나고 머리도 좋다. 그렇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와 아픈 어머니 밑에서 그녀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녀는 부족하다. 사람과 대화도 할 줄 모른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그렇게 불행한 인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가 '블룸'을 만났다. 그러면서부터 인생에 재미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람과 대화를 하고 사랑에 빠지게도 된다. 너무도 필요한 그녀만의 짝을 만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블룸'이었다. 





 기억해보자. 


1. 스티븐의 사기는 완벽한 계획속에서 철저하게 맞아 떨어져간다. 하다 못해 인물의 심리묘사나 그의 옛 기억까지도 이용할 줄 안다.

2. 그가 사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동생이 짝사랑하는 여자'를 '동생'과 맺어주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3. 그는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폭력을 쓰길 주저하지 않는다.



1. 영화에서 그들이 성인이 된 다음에 처음으로 보여진 사기행각을 기억하는가? 한 남자가 '블룸'을 향해 총을 쏜다. 그것은 계획된 수순이었다. 그리고 이 계획을 짠 스티븐은 이것이 실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 남자가 가지고 있던 옛 아픔을 이용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을 떠난 아내에 대한 것이다. 아내가 자신을 버린 장소, 같은 복장, 같은 말투를 '블룸'이 하게 만든다. 자연히 갈등의 상황에서 더 미워지는 그를 향해 총을 쏠 수 밖에 없다. 참 신기한 건, 남녀간의 이별통보 장면을 '스티븐'이 어떻게 알고 그런 것을 사기에 이용할 수 있었을까? 사실 말로는 설명 안 된다. 다만 그가 '사기 대상'을 물색함에 있어서 얼마나 철저하게 조사하고, 계획을 이루어 가는 인물인지를 보여준다.

 사실 동생은 그저 시키는대로 행동할 뿐이다. 모든 것은 '스티븐'의 머리에서 나온다. 그런 그가 '페넬로페'를 대상으로 삼았다. 과연 돈이 많다는 사실 하나만 조사했을까?  그 이혼 당한 남자를 생각할 때, 그녀의 과거, 심지어 그녀가 왠만하면 사기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는지 모른다.[물론 추측이지만, 앞서 제시된 그의 능력을 볼 때, 불가능 해 보이진 않다.] 하지만 이 부분 말고도 그가 하나의 트릭을 더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름 아닌 '벨기에'남자다. 


 

 '벨기에'남자가 우연히 블룸 형제와 같은 배에 탔을까? 그리고 앞으로 이루어질 사기 행각에 동조하게 되었을까? 오히려 스티븐이 벨기에 남자를 불렀다면 어떻게 될까? 분명 벨기에 남자는 '페넬로페'를 사기 치는데 한 몫 한다. "백만 달러 가로채기" 이는 스티븐과 손을 잡았음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굳이 '페넬로페'에게 몰래 나타나서 '블룸형제'를 조심하라고 말했을까? 물론 그것도 그녀의 흥미를 자극시키는 하나의 미끼일 수 있겠지만, '페넬로페'로 하여금 정말 사기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스티븐'의 수법일 수도 있다. 

 또한 영화를 볼 때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고 다음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 '사기 일지'도 같이 등장하는 것을 보게 된다. 만약 '페넬로페에게 사기치기'의 진정한 단계가 형제의 몸싸움과 총 발사, 가짜 피였다면, 후에 페넬로페가 다시 돌아와서 같이 러시아로 가는 에피소드 시작에 '사기 일지'가 등장해서는 안 된다. 이미 '사기 일지'는 페넬로페가 가짜 피라는 것을 알았을 때, 사기 실패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사기 일지'는 그것이 최종단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결국 페넬로페가 그 단계에서 사기를 당하지 않는 것이 '스티븐'의 목적일 수도 있다. 그를 위한 소스로   1. '벨기에 남자'를 통해 몰래 '블룸형제'를 조심하라고 하는 것   2. 블룸이 페넬로페에게 "이것이 사기니 돌아가라"는 말을 전하게 하는 것도 스티븐이 주어진 임무였다. 이러한 말들은 자연히, 똑똑한 페넬로페로 하여금 '저것도 사기아냐?' 라며 가짜 피인지 확인토록 손을 넣어 보게 만들어 버린다.   




2. 스티븐이 처음 고민고민해서 사기 일지를 만드는 때를 기억해 보라. 그것은 블룸이 좋아하는 여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일명 짝짓기를 시켜주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그때는 모든게 실패로 돌아갔다. 물론 스티븐의 돈 욕심 때문이 화근이 되었다. 하지만 이 돈 욕심 또한 부자아이들이 '아이스크림' 사먹을 때, 그들은 오직 '사탕' 밖에 먹을 수 없는 현실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과 동생을 위한 필수적인 행동이었다. 결국 스티븐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사기를 치려던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정말 손 털겠다"고 형을 떠나는 블룸을 스티븐은 찾아간다. 그리고 말한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사기'라고... 그리고 '자신의 사기는 항상 동생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이 대사를 그냥 넘기긴 힘들다. 위에서 말했지만, 페넬로페를 만난 블룸은 비로소 행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맨 처음 사기를 계획한 것도 블룸의 행복을 위해 여자를 연결해주려 했던 것이었는데 마지막 사기가 또 블룸의 행복을 위해 여자를 연결해주는 것이라면 글쎄 이번 그의 사기의 목적이 과연 돈이었을까? 아니면 동생의 행복이었을까? plot은 후자를 지칭해보인다.





3. 영화 초반 기억하는가? 그들은 이집 저집 위탁가정을 찾아다녀야 하는 현실에 놓여있다. 그런데 블룸이 실수로 우유를 엎는 장면에서 주인 아줌마가 화가나서 블룸의 모자를 쳐서 날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스티븐은 다짜고짜 그 아줌마에게 펀치를 날린다. 이 장면을 그들의 떠돌이 생활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거나 웃기기 위해서 넣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요소로 볼 수 있다. 스티븐은 확실히 블룸을 보호해주려는 모습으로 나온다.


DD를 프라하에서 만났을 때도 그렇다. 누구도 그를 초대하지 않았으나, 그는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프라하로 블룸을 찾아온다. 블룸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연필을 꼭 쥐는... 마치 다른 한쪽 눈도 찔러버리고 싶다는... 하지만 그것은 그의 심정의 표현이 되지만, 그의 행동의 결단력을 보이진 않는다. 그는 그렇게 하고 싶다. 너무도 싫은 존재... 눈 앞에 나타나기만 해도 동요가 되는 존재기 때문이다. 아마도 블룸에게 DD는 두려움의 원형일지도 모른다. 이 때 스티븐이 번개같이 나타난다. 그리고 다짜고짜 병을 깨서 DD를 공격한다. 아마도 블룸에게 두려움을 주는 DD를 가만 둘 수 없었던 것 같다.

이전에도 그들의 앞을 DD가 막을 때, 블룸은 그의 한쪽 눈을 빼앗으면서 경고하기까지 했다.




정리를 좀 해보자.


스티브의 사기 계획은 완벽하다. 물론 페넬로페가 너무 4차원이라 그도 예측 못하는 장면(프라하 폭탄)이 있다. 하지만, 에피소드 시작과 함께 나오는 '사기일지'는 그의 사기계획이 실패하지 않고 계획대로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는 (이전에도 사기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있었지만 한번도 떠난 적 없었던) 블룸이 더 이상 사기를 치지 않겠다고 그를 떠나자 3개월 후에 그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에게 마지막 사기이며, 그를 위한 사기임을 말한다. 그런데 이 사기, 우연의 일치인지 처음했던 사기가 블룸에게 여자를 소개시켜주기 위한 사기였는데, 이번 사기도 결과적으로(블룸입장에서)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사기가 된다. 

필자의 시각에서는 스티븐이 그녀를 만나도록 일부러 사기에 동참하자고 한 것으로 보인다. 사기를 그만 둔 동생의 모습이 행복하지 않았음과 비로소 페넬로페를 만나 즐거워하는 모습이 그러하다. 프라하에서 블룸과 페넬로페가 손을 잡았던 장면을 기억하는가? 블룸은 자기를 바라보는 스티븐의 시각을 의식하며 손을 슬쩍 놓는다. 그런데 카메라는 스티븐이 이를 그저 바라보고 있는 장면으로 보여준다.

페넬로페를 사랑하지 말라고 말하는 스티븐의 말은 오히려 블룸이 그러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으로 뜯어 말림도 없고, 왠지 모르게 페넬로페의 돈을 가로채는 게 주목인것처럼 행동하고만 있다. 



 

그런데 '페넬로페 문제'와는 다르게 생각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바로 DD다. 분명 DD로부터 도망쳤고, DD를 공격했으며, DD가 동생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았던 스티븐이 왜 갑자기 그의 마지막 '사기일지'에 DD를 포함시킬까?

특히 영화는 'DD'의 손에 포커스를 잡는 장면이 나온다. 스티븐의 공격으로 찢어져 흉터가 남았던 그 부분을 클로즈 업 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DD가 그들에게 대한 안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카메라의 알림" 정도가 된다. 악감정을 가지고 있을 DD를 스티븐이 모를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븐은 DD를 계획에 합류시키려 한다.

그러면 DD의 관점으로 한번 생각해 보자. 스티븐과 블룸은 자기의 수제자 같은 이들이다. 그런데 자신을 떠나려한다. 그래서 그들을 막았더니 기르던 개가 주인을 문다고 스티븐이 자기의 한쪽 눈을 가져갔다. 하지만 블룸은 그저 두려워 떠는, 주인을 알아보는 개일 뿐이다. 어떤 개를 없애야 할까? 말할 것도 없다. 블룸은 관심의 대상도 아니다. 스티븐이다. 더구나 블룸을 찾아갔을 때 [아마 이것도 못된 스티븐을 만나려고 함이었을 것 같다.] 자기에게 다짜고짜 공격한 것도 스티븐이다. 그런데 그놈의 스티븐이 뻔뻔스럽게 자신을 찾아온다. 호랑이 굴로 찾아온 이 겁 없는 놈을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

위에 '스티븐이 죽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스티븐이 살해당했음을 보았다. 물론 총을 겨냥해서 맞은 것보다는 우연히 맞았다고 봐야하지만, 그를 고문했던 것들도 다 리얼로 봐야 옳아보인다. 이 스티븐이 바닥에 뒹굴고, 블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에 덜덜 떨며 서 있으면, DD로서는 완벽한 승리다. 그래서인지 마피아를 시켜 차량을 공격하고 유독 스티븐만 납치해 가는 것도 DD의 계획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티븐이 이러한 DD의 행동을 역으로 노렸을 수 있다. 

DD의 한 눈을 빼앗으면서 겁을 줘도 그는 형제들을 다시 찾아온다. 이런 그를 보면서 스티븐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동생에게 해가 되면 주먹을 날렸던 그였다. 어쩌면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눈을 뺐는게 아니라, 자신 하나로 끈질긴 DD의 분노를 풀게 하는게 목적이 아니었을까? 방법이야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분명 DD에게 접근을 하면 그가 어떠한 안 좋은 일을 할꺼라는 건 예상되는 일이니 말이다. 이러한 것이 아니라면 왜 그렇게 머리 좋은 그 사기꾼이 DD에게 갈 필요가 있었는지 애매하다.



'페넬로페'가 사기임을 알고 돌아가게 하는 것도 그러하다. 그녀가 사기꾼을 좋아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사기꾼인지 알면서도 블룸에게 돌아온다면, 적절한 짝이 아닐까? 스티븐은 그걸 노린 것이 아닐까?


이렇게 볼 때 스티븐이 동생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보여주려는 사기는 바로 블룸이 그를 처음 떠났을 때부터, 그에게 레이첼을 만나게 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하고, 그녀가 블룸의 과거를 알고도 그것이 상관이 없어 그에게 돌아오는 것, 그리고 DD의 분노를 잠재우려는 자기의 희생~!  이것 모두를 염두에 넣어둔 사기는 아니었을까? 그는 그러한 만큼의 천재로 영화에서 비춰지고 있고, 그러할만한 영화의 소스도 깔려있기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 결말에 스티븐이 죽는 장면이 그리 큰 반전이 되지 않더라도 이미 그의 사기는 완성되어 버린다. 그리고 관객은 스티븐이 모두 계획한 사기라는 것도 모르는 채 자리를 뜨는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이 아닐까?



미심적인 부분은 분명히 남아 있다.

물론 앞서 말한 대로 100%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미심적은 부분도 있다.

우선 뱅뱅으로 나오는 키쿠치 린코의 모습이다. 그녀야 워낙 역할이 없는 그저 일본을 의식한 캐스팅 정도로 생각되지만 [뱅뱅이 일본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사실 쌩뚱맞기까지 하다.]  그녀가 쪽지로 작별인사를 하고 차에 타려고 하는데, 차에 폭발이 인다. 물론 그 전에 트럭이 그 사이를 지나가기에 뱅뱅이 트럭에 올라가고 차만 폭발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 차에 타고 있는 뱅뱅이 차 안에서 폭발해 죽었다고 할 것이다. 둘 중 하나다. 차에 타서 폭발했으면 러시아 마피아의 소행으로 봐야 한다. 허나 트럭으로 옮겨 탄 것이라면, 블룸과 페넬로페를 속이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왜 굳이 그녀가 그들을 속여야 했을까? 분명 트럭은 하나의 단서로서 그곳에 옮겨 탐으로 생각함이 옳아보이는데, 굳이 블룸을 속여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물론 이도 스티븐의 '사기계획'에 속한 것일 수 있다. 뱅뱅이 그렇게 옮겨가게 함으로서 블룸이 과연 이 모든 것이 스티븐의 소행인지, DD의 소행인지 알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블룸이 스티븐을 만났을 때 블룸은 이 모든 일들이 스티븐의 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를 떠났다.

만약 블룸이 그 변하가는 피 색깔을 보지 못했다면, 아마 일평생 만족했을 것이다. 형과 헤어졌지만 형은 원하는 돈을 얻었다고 생각할 것이고, 블룸은 형과 헤어져서 그저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이 아니라 페넬로페와 즐겁게 웃고 있었을테니 말이다.


다음 DD의 중반 출연은 스티븐의 의도였을까? 후반 출연은 스티븐의 의도이지만, 중반은 그의 의도였을까? 내 입장에서는 스티븐도 생각 못 한 부분으로 보인다. 러시아로 가서 그를 만나서 계획을 진행할 생각은 있었어도 그가 거기서 나올줄은 몰랐을 것으로 보여진다. 애매한 부분이다.


스티븐이 총에 안 맞았다면? 참 애매한 부분이다. 스티븐이 총에 맞았다면 분명 DD의 분노를 잠재우는 제물 정도로 자신을 사용한다는 계획이겠지만(DD에 의해서 목숨을 잃음으로서, 블룸은 건드리지 않게 한다!는 정도의 계획) 총에 안 맞았다면, 과연 DD의 분노로부터 계속적으로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블룸형제 사기단, 상세하게 가르쳐주지 않는 일명 불친절한 영화 전개로 많은 추측을 낳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추측들이 오히려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것, 저런 것 생각하게 만드는 재미를 던져주지 않나? 생각해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위의 추측들도 그저 내 추측대로 해본것일 뿐이다. 남에게 강요할 수 없는 그런 정도의 추측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보면서 영화를 꼽씹어보는 재미, 이런게 사실 이런 영화의 재미가 아닐까?한다.

불친철해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나름의 상상을 해보게 해준 영화~! '블룸형제 사기단'이었다.


이미지 출처: 영화 블룸 형제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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