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4 스파클링 걸스와 지존, 이정도면 룰을 깨도 별 불만이 없다!
k팝스타4 스파클링 걸스와 지존의 대결은 소위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계속해서 주목을 받아왔던 지존(존추와 장미지)과 소위 듣보잡이라고 할만했던 스파클링 걸스(최주원, 에린 미란다, 최진실, 황윤주)의 대결은 어찌보면 지존의 승리로 끝나버릴 것 같았다.
원래 오디션 프로그램이 잘 나갈 것 같은 이들만 위주로 보여주다보니 굳이 이 사람 저 사람 알 필요도 없는 상황이고, 존추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생각할 때 존추쪽이 이기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모습이라고 하겠다.
존추와 장미지의 공연이 우선하게 되고, 역시 초반부터 주목을 받는 이는 다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존추와 장미지의 공연은 보기 좋았다. k팝스타는 원래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오글거리는 것이 많기로 유명하지 않은가? 그런 k팝스타의 심사위원들이 공연이 끝나고 나서 찬사를 보내는 것까지도 귀에 그리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존추와 장미지의 지존은 충분히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공연이었다.
뭐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고 할까? 원곡은 대만곡이라던데 조규찬의 베이비 베이비를 부른 존추와 장미지의 지존은 결국 존추만 빛난게 아니라 장미지까지도 덩달아 주목받게 되어버렸다. 이들의 공연이 끝나고 심사위원들이 평가를 할 때 둘이 떨어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가 될 정도였다. 그만큼 둘의 콜라보레이션은 개인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들마다 '콜라보레이션'미션을 할 때 한번씩 주목해야 할 공연이 펼쳐지곤 하는 바로 'the 공연'이었다.
슈퍼스타k로 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k팝스타4에서는 'the' 콜라보 공연이라고 할만했다.
이러니 스파클링 걸스가 어떻겠는가? 그녀들은 참으로 기구한(?)사연도 같이 가지고 있는 이들이었다.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일명 '폭탄'들의 모임. 참가자들이 나는 이 사람이랑 같이 무대를 꾸미고 싶다고 하며 실력자들을 데려가고 있는 마당에 어떤 이들도 선택해주지 못해서 외롭게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던 4명의 참가자들. 심사위원이나 방송국 카메라가 외면하는 것도 서러운데 같은 참가자들까지 외면하니 그 얼마나 서러움이 심할까?
그런 이들이 뭉치 스파클링 걸스는 정말 사연조차 짠했다. 누구는 한번 뒷모습만 카메라에 잡혔다고 말한다. 그리고 누구는 아에 카메라에 한번도 등장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팀별미션까지 살아온 이들인데 카메라 세례한번 받지 못했다니, 이거야 말로 얼마나 짠한 일인가?
그러나 그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말은 그만큼 실력도 없다는 말이다. 적어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심지어 화장실까지도 같이 가서 화음을 맞춰볼 정도였다는 스파클링 걸스. 그녀는 그렇게 비욘세의 크레이지 인 러브를 불렀다.
그녀들은 아에 칼을 갈았다는 말이 맞을 정도였다. 서로를 쳐다보며 음을 맞추는 눈빛, 거기에 4명이 보여주는 소소하지만 주목할만한 안무. 여기에 노래. 심지어 메인을 받쳐주는 소리들의 볼륨조절과 입까지도 서로 딱 맞을 정도.
그냥 그녀들이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를 딱 보면 알 수 있는, 느낄 수 있는 그런 무대였다. 그리고 초반 별 기대가 없어서 무대를 쳐다보지 않았던 심사위원들의 표정도 달라졌다. 웃음이 번지고 또 감탄하는 심사위원들. 여기에는 소름이 돋는 장면까지 있었다.
그렇게 스파클링 걸스는 꼴지들의 반란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며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주목받지 못했던 그녀들의 노력을 주목해주고 박수를 쳐주는 사람들 앞에 스파클링 걸스의 한 참가자는 눈물을 쏟아낼 수 밖에 없었다.
특별히 스파클링 걸스는 팀미션이 왜 존재하는지를 보여주었으며, 노력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었다. 팀이 하나가 되었을 때 얼마나 대단한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지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꼴지들이 보여주었던 것이며, 음악이라는 것이 천재성만이 아닌 정말 노력을 통해서도 멋진 무대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대단한 무대를 보여주자 당연히 심사위원들로서도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천재성을 가지고 멋진 무대를 보여준 지존이냐? 아니면 노력으로 만들어낸 감동의 무대를 보여준 스파클링 걸스냐? 계속 심사위원들은 고민에 빠졌고, 심지어 잠시의 녹화중단까지 벌인 끝에 심사위원들은 k팝스타에서 최초로 두 팀을 다 합격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파격이기는 하다. 4년동안 한번도 없었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말이 맞다. 한 팀이 다른 팀에 비해 못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떨어뜨릴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가끔씩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두 팀다 너무 잘했는데도 불구하고 규칙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잔인하게 한 팀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종종 봐왔다. 슈퍼스타k가 참 좋은 예라고 하겠다. 감탄하게 만드는 두 팀이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탈락의 쓴잔을 마셔야 하는 잔인한 규칙. 그 규칙대로 누군가 탈락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어찌보면 그런 모습을 아는 시청자로서 스파클링 걸스와 지존의 대결에서 그래도 어느 한팀은 떨어지는 것이 룰이기에 그것이 맞다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두 팀의 무대를 본 입장에서 두 팀 중 어느 한팀을 결코 떨어뜨릴 수 없다는 것을 시청자로서도 제대로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두 팀이 보여준 무대는 정말 대단한 무대들이었고, 어느 한팀이 못했다고 떨어뜨릴 수 있을만한 무대들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두 팀 정도면 룰이 깨져도 별 불만이 없다.
아니 오히려 두 팀을 다 합격시켜주는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해야 할 바른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잘하는 이들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사실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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