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종영, 미생을 빛냈던 3가지는 무엇이었나?
미생이 종영이 되었다. 응답하라 시리즈 이후로 tvn에서 또 한번 대박을 친 미생은 결국 마지막 방송이 전파를 탔다. 장그래는 결국 원 인터내셔널에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변환이 되지 못해 직장을 나가게 되었고, 오차장이 새롭게 세운 회사에 들어가서 또 다른 완생의 길을 걸어갔다.
김대리 또한 원 인터내셔널을 그만두고 오차장의 회사로 들어가 결국 영업3팀의 삼인방은 다시 모이게 되었다. 차과장은 원 인터내셔널에 남아 있지만 그래도 계속 오차장쪽과 함께 일을 하며 실질적으로는 영업3팀의 4인방이 계속 함께 일을 하는 모습이 되었다.
솔직히 마지막 요르단 현지 촬영은 스토리 전개라기보다는 요르단 관광청의 협조를 받은 것처럼 느껴질만큼 요르단 수도 암만의 다운타운과 요르단의 대표 관광지를 보여주면서 미생의 완성도를 좀 심도있게 마무리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미생은 케이블 방송으로 최고 시청률 10%에 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국 드라마계에 돌풍이 된 작품이었다. 초반 1회 미생 시청률이 1.6%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 미생은 입소문으로 뜬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입소문으로 뜬 것은 맛집이던 영화던, 드라마던 충분히 퀄리티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해주기도 했다.
이렇게 대단했던 미생. 그런데 이 미생을 빛냈던 주요 3가지가 있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첫번째로, 티켓파워 스타가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드라마를 진행함에 있어서 누구나 알아주는 티켓파워를 가진 스타를 주조연으로 사용하는 것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팬을 구름처럼 몰고다니는 스타. 그런 스타가 하는 드라마나 영화, 공연들은 이미 어느 정도 수익을 예상해볼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심한 경우 회당 억단위의 돈을 줘가면서 티켓파워 스타들을 모셔가기 바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미생에는 그 흔한(?) 티켓파워 스타가 없다. 아이돌가수로서 드라마에 출연했었던 주연인 임시완을 티켓파워 스타의 범주에 넣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나마 강소라 정도가 가장 인지도면에서 두루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미생은 티켓파워 스타가 없어도 충분히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스타로 인한 의무감에 봐주는 드라마가 아니라, 정말 봐줄만한 드라마이기에 봐줄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날마다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스타들의 회당 출연료가 무색하도록 만들어버린 미생. 자연스럽게 빛나는 요소일 수 밖에 없다.
두번째로, 로맨스가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 드라마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남녀의 로맨스'다. 지상파 방송들이 주로 사용했던 방식인 이 로맨스는 결국 학교가 배경이면 학교에서 로맨스가 펼쳐지는 것이 주요 내용이 되고, 직장이 배경이면 직장에서 로맨스가 펼쳐지는 것이 주요 내용이 되고, 전장이 배경이면 전장에서 로맨스가 펼쳐지는 것이 주요 내용이 될 정도였다.
한 소재를 다루게 될 때 그 소재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는 없고, 그 소재 안에서 어떻게 풋풋한 사랑이 펼쳐질까만 나온다. 그러다보니 우리네 현실과는 달리 매번 브라운관 안에서는 '사랑'이 가장 큰 고민거리요 문제가 되어버린다.
그런 드라마는 결국 매번 방식이 비슷비슷해지면서, 이쯤이면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되겠구나, 이쯤이면 둘의 관계가 위험하겠구나, 이쯤이면 회복되겠구나라는 기시감을 가지도록 만들면서 흥미를 빼앗아가버리게 된다.
하지만 미생에는 로맨스가 없다. 주요 등장하는 여성으로 강소라가 맡은 안영이, 신은정이 맡은 선차장이 있지만 한명은 워킹맘의 비애를 보여줄뿐이고, 한명은 신입으로서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사실 썸이라는 것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미생의 모습이다.
인생의 가장 큰 목적이 '남녀의 연애사'인양, 그 어떤 소재에서도 메인을 차지해버리는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지루함으로 다가올 때 미생은 제대로 소재를 파고들면서 재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드라마가 되었다.
세번째로, 주인공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 드라마들을 보면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하며, 몇회 감초를 보여주다가 드라마가 심각해지만 사라져버린다. 아니 굳이 친구만이 아니다. 주인공만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그리 극에서 또 다른 이야기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주인공의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사용되어지는 소모품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미생은 단순히 장그래만의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는다. 물론 주인공인 장그래가 과연 완생이 될 수 있을까? 라는 큰 그림이 있지만, 거기에는 워킹맘의 비애. 직장상사와의 갈등, 일을 하는 태도 등, 여러가지 그림이 그려진다. 그래서 어떤 회는 주인공 보다 한회로 나오는 단역이 더 큰 주목을 받고 마무리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단연이 신스틸러역할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드라마의 내용자체가 단역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최귀화가 나온 편이 그러했고 김희원이 나온 편도 그러했다.
이렇게 미생은 주인공 일변도의 단순무식(?)한 드라마들, 그래서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매력적으로 드러나지 못하는 그런 드라마가 아니라 풍부한 이야깃거리로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기에 미생에는 사실 주인공 임시완만 있지 않다. 미생에 출연한 왠만한 조연들은 다 미생을 통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그들의 연기력에만 공을 돌릴 것이 아니다. 그들이 충분히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도록 조연들의 역할을 잘 만들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미생은 마무리 되었지만, 하지만 현실에는 여전히 완생을 꿈꾸는 미생들이 있다. 이러한 미생들을 위해서 새로운 미생으로 또 한번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겨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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