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와 예고편/멜로/드라마/로맨틱코미디

삶과 죽음의 거리는 얼마입니까? 영화:<굿,바이> Japan

반응형

* 본 이미지들의 출처는 'daum영화'입니다.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주)케이디미디어 에 있습니다.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멘트는 하지 않으니 걱정마시고 읽으셔도 됩니다. 아무렴 텔레비전 영화소개보다 더 할라구요?^^*]

최근에 굿'바이라는 일본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 표지만 보면, 젊은 남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로 보여질수 있다.['굿'바이'니까]  그래서 나는 뭐야 또 흔한 사랑이야기야?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저 표지가 그렇게 보이지 않는가? 한국에 억지스러운 감동을 자아내는 멜로 영화도 많기에 이 영화에 대해 그렇게 큰 기대를 두지는 않았다. 사실 한국만큼 눈물을 터트리기로 작정하고 덤비는 영화가 얼마나 많이 있는가?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왔을 때는 끊어지지 않는 여운이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그렇다. 이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영화이다. 하지만 마치 젊은 남녀의 애절한 사랑이 세상의 전부인양 말하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그것은 정말 우리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자의 이야기이다. 아직도 감이 오지 않으신지??? 굿바이는 바로,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자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

 

 

 주인공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쌍생아>, <쉘 위 댄스>등에 출연)는 첼로를 연주하는 악단에 속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속한 악단이 해체면서 그는 새 직업을 구하게 되는데, 하필 여행사 직원이 되는 줄 알고 지원했던 회사는, 납관일을 하는 회사였다.  

죽은 자를 보내는 일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한국에 없는 것은 아니었다. 2000년도에 개봉한 임창정 주연의 '행복한장의사'라는 영화도 그러했다. 다만 행복한 장의사는 죽음도, 삶도, 진지한 성찰없이 그저 인생을 유흥의 목적으로 보내는 남자가, 죽음과 삶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한 성찰'산'자로서 '죽은'자를 보내는 '장의사'라는 직업의 장.인.정.신초점이 맞춰졌다고 하면, '굿'바이'삶과 죽음의 거리 문제와 '산'자가 '죽은'자를 보내는 '送人'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여행의 도우미'가 아닌 '영원한 여행의 도우미'로서 새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그에게 삶과 죽음의 거리는 너무도 멀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문제만은 아니다. 일반인들에게 죽음은 삶과 너무도 거리가 먼 것이다. 인간이 죽는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래서 인간에게 죽음이라는 것은 너무도 이질적인 것이 아닌 정해진 수순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인간은 죽음을 친근하게 느끼지 않는다. 마치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아는 것과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첼로만 손에 잡아오던 '다이고'에게 죽은 자를 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다이고만이 아니라, 이 영화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서 영화는 그 사실을 공감한다.
   납관사 일을 하게 된다는 것에 당혹해하는 다이고나,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무슨 살면서 잘못을 저질러 업보로 형벌을 받는 것인양 치부하는 사람들, 남편의 모든 결정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납관사 일을 한다는 것만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내의 모습 등... 영화는 삶과 죽음의 거리를 먼 것으로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사실 죽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마주하기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시체를 보며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느끼는 것이나 썩은 시체와 함께 있던 것만으로도 몸에 베개 되는 악취 등...[실제로 나도 자살한 사람을 본적이 있지만, 같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어도 단지 생명이 떠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는 않았다.] 

-------------------------------------------------------------------------------------------------

   그렇게 생과 사의 거리는 먼 듯하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는 그러한 거리를 좁혀야만 하는 경우가 필요하다. 아니, 거리가 있는 듯 해도 산자와 죽은 자가 조우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보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영화는 납관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다이고도 삶과 죽음의 거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죽어 있는 자의 모습을 통해서 오히려 살아 생전 고인과 함께한 추억을 나누고, 그를 마음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담도록 만들어주는 납관사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그 길을 가게 된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죽음을 성찰함으로써 생의 귀중함을 더 깨닫게 한다는 식으로, 죽음 속에서 삶을 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 영화도 결코 "죽음을 통해 삶을 더 빛나게 하려고 한다"는 메세지를 전하려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 영화는 "죽음은 죽음, 생은 생"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결코, 이것이 각자의 영역을 고수하며 서로가 남과 북처럼 갈라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철새나 연어들이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이 있음을 알고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인간도 언젠가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그 돌아가야 하는 자를, 사랑하는 이들이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남아 있는 것이다.  영화는 그 점에 주목한다. 

  죽은 아내의 얼굴을 보며, 오히려 살아 있을 때 서로 사랑하던 그 아내의 모습을 발견하는 모습.  살아있을 때는 자신의 자식 같지 않았던 아이를 죽은 그 얼굴을 통해서 자신의 아이었음을 재발견하는 모습. 사랑했던 할머니를 위해 평소에 해 보고 싶었던 일을 죽은 육신으로나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손녀의 모습. 사랑하는 아버지의 얼굴에 입맞춤을 하며 '아빠, 그동안 고마웠어요..'라고 말하는 가족들의 모습까지... 

  이렇게 사랑하는 자를 보내는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것, 그 배웅의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 '영원한 여행을 떠날 자'를 위해서 도와주는 도우미가 되는 것, 그것이 남겨진 자들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한다. 

  바로 산자와 죽은 자가 '굿 바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말이다. 

 
  '굿' 바이'는 그러한 면에서 감동적인 영화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면에서는 슬픈 일본 영화이다... 그런 헤어짐의 시간이 오기전에, 아무쪼록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생에서 한번 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면 한다.   

-------------------------------------------------------------------------------------------------

자투리 말들... 

 

오랜만에 '히로스에 료코'의 모습을 본다. 시종일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내의 모습으로 나온다.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영화속 간간히 들려오는 첼로 소리는 영화의 잔잔한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간다.
<웰 컴 투 동막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유명한 영화음악계의 거장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영화속에서 전해주는 감동도 솔솔하다. 

마지막으로 '굿'바이'가 죽음을 다루었다고 해서 그렇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간간히 영화 속에서 나타나는 웃음의 요소와 감동의 요소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http://www.goodbye2008.co.kr


* 본 이미지들의 출처는 'daum영화'입니다.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주)케이디미디어 에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