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다한 이야기들

해운대는 900원짜리 영화?

반응형

천만 관객이라는 영화 해운대가 요즘 '불법유출'로 인해서 시끌시끌하다. 분명 어느 관객의 소행인지 아니면 경찰의 짐작대로 내부자의 소행인지 몰라도 상당히 해운대의 승승장구하던 행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불법유출은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과는 달리 해외로 수출되는 마당에 해외의 관객들이 영화관이 아닌 컴퓨터 모니터로 먼저 영화 '해운대'를 먼저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렸기에, 일명 '외화벌이'라는 측면에서 직접적으로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영화 '해운대'가 중국에서 약 900원(5위안)에 팔리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관련기사: 영화 ‘해운대’ 해적판, 中 길거리서 단돈 ‘900원’

솔직히 중국 자막까지 곁들여져서 팔리고 있다는 이 기사를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복제의 천국 중국이니 그러려니 하는 생각도 들지만, 단순히 그런 생각으로만 끝나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중동국가를 여행할 때였다. 그들의 시장을 구경하던 중에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글! 다름 아닌 위의 기사에서 보았던 불법 DVD처럼, 불법 DVD가 팔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것은 영화 '해운대'의 건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그 당시 대한민국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던 외국영화를 한국인들이 불법DVD로 만들어서 국내에서 유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것을 중동지역으로까지 일종의 수출(?)을 한 것이다.

사실 어디 해운대나 내가 보았던 그런 영화 뿐이겠는가? 매일 타는 지하철역에는 버젓히 불법으로 제작한 영화DVD를 바닥에 늘여놔 판매를 하고 있고, 또한 그것을 사고 있는 시민들을 보게 된다. "5개에 만원"이라는 가격을 매긴 채로 말이다. 이번 해운대 영화 불법유출 사건으로 '불법유출'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굳이 그것이 우리 영화이기에 그렇게 행동한다면 조금 씁쓸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되면 마치 '내것은 내껏, 니껏도 내껏'이 논리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 아닌가?


남의 것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일이다. 옛 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렇게 공짜를 좋아하는 풍토 속에서 영화라는 것도 수많은 불법유출로 당당히 취급되어져 온 상황이다. 그런 상황이기에 해운대 불법유출도 자연스럽게 그 배경속에서 튀어나온 결과가 아닐까? 해운대 불법유출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있는만큼 다른 것에 대한 불법유출도 경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해운대라는 영화를 좋아하던 싫어하던 간에 그 영화가 현재 900원짜리 유통 될 만한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