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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와 예고편/멜로/드라마/로맨틱코미디

조니뎁의 조니뎁에 의한 조니엡을 위한 영화, 퍼블릭 에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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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블릭 에너미'를 보고 왔습니다. 정말 이 영화를 보고나서 드는 생각은 그저 '조니뎁'이었습니다. 그의 공허하면서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 눈빛, 미지의 그 얼굴 표정은 마치 '가위손'의 에드워드가 가졌던 그 슬픔의 눈빛을 생각나게 만들었고, '캐리비안의 해석'의 잭 스페로우처럼 소유하고 싶지만 도무지 소유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매력적인 남자를 보여주더군요.

영화 '퍼블릭 에너미'는 미국 대공황시절 불황의 원인으로 지적받는 은행의 돈만 털며 시민적 영웅이지만, 경찰에게는 '공공의 적' 1위인 '존 딜린저'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은행강도면 나쁜 놈인데, 나쁜 놈이 시민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는다라는 것도 독특한 것이었지만, 이것이 실화라는 것도 그리고 '조니 뎁'과 '크리스챤 베일'이라는 엄청난 두 배우가 은행강도와 FBI로 나와 쫓고 쫓기는 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기대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이 영화를 소화할 능력이 제게는 없는 것일까요? 그저 머리 속에 남는 것은 '조니 뎁'이었습니다. 조니뎁의 영화, 조니뎁에 의한 영화, 조니뎁을 위한 영화로 인식된 '퍼블릭 에너미' 그 영화의 리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퍼블릭 에너미'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느와르 영화라면 환장하시는 분, 조니뎁이라면 환장하시는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확실한 기승전결을 원하시는 분, 실화보다는 극화에 더 관심이 많으신 분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항상 하는 작업이지요. 드릴 말씀입니다.

1. 스포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요~ 원치 않는 분들은 나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2.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본인일 것 입니다. 리뷰에 너무 현혹되지 마십시오. 여러 리뷰를 찾아 보시면서 가급적 객관화 시키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나가시기 전에 추천 눌러주시면, 두고두고 감사하겠습니다. 복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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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가 가지고 있는 한계성                                                         

실화라는 것을 극화하는 것은 사실 쉬운 작업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인생이 아무리 드라마틱하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드라마'와는 많은 다른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를 영웅으로 그리고 싶어도 그 사람에게 있는 못난 점이 존재하는 것이 '실화'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야기도 그리 극적이 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자칫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그것을 극화할 때 그 실제 이야기를 다 들려주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그리 극적인 것만은 아니기에 적절하게 잘라버리지 않는 한 그것은 잘못하면 그저 다큐멘터리로 변화할 가능성이 생겨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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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에너미'도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존 딜린저'의 삶을 극적으로 소화해 내고 싶었는지 그것을 영화화 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어느 새 이 영화가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부터 점점 그 흡입력을 놓쳐버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마지막까지 두 눈 번쩍 뜨고 극장에 앉아 있었지만, 긴 상영시간(120분) 때문인지 아니면 스토리 때문인지 점점 집에서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버리더군요.

영화는 조니뎁이 출옥하여 은행강도로 전설적인 범죄행각을 벌이다가 서서히 몰락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그의 전성기와 그의 몰락기가 함께 표현되며, 인간 '존 딜린저'의 삶까지 다루어보고 싶었던 것인지 몰라도 이 영화가 상당히 기존의 영화가 보여주는 기승전결의 클라이막스는 보여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런 스타일로 좋다하는 분들은 좋아하실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그것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싶었고, 존 딜린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작가의 의한 욕심이 '영화다운 영화'로 만들어내기가 힘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은 캐릭터들                                                                            

자연히 그러한 나열적인 이야기들은 캐릭터의 힘을 빼앗아 가는 것 같습니다. 경찰들에게는 '공공의 적' 1호이지만, 시민들에게는 '영웅'이었던 '존 딜린저'라는 인물에게 영화속 시민은 호흥할지 몰라도, 극장속 관객에게 호흥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를 영웅으로 말하기에는 그리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그를 영웅으로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추측은 있을 수 있지만, 그는 영웅이다 라는 공감대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존 딜린저'는 독특한 은행강도 정도로 보이고, 점차 자신의 것을 잃어가면서 생을 마감하게 되는 그런 사람으로 나오게 되더군요. '전기 의자'를 두려워한다는 그도, 한 여자를 향한 깊은 사랑의 모습을 가진 그도 그리 깊은 공감대로 다가오지는 않더군요. 무엇인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이 세상에 발 못 붙인 불쌍한 한 남자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더 '존 딜린저'를 가장 잘 설명하는 것처럼 보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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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존 딜린저'만이 아닙니다. 그의 적수로 나오는 '멜빈 퍼비스'도 그러합니다. 유능한 수사관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그외에 그에 대한 어떠한 감정이입이 쉽지는 않더군요. 이렇게 두 주축이 되어야 하는 '존 딜린저'와 '멜빈 퍼비스'가 도배할 때 떠버린 벽지처럼, 그렇게 영화를 바라볼 때마다 그리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캐릭터가 사망하게 되어버리면서, 영화는 어떠한 주요 관점을 잡지 못하고 그로 인한 이야기도 놓쳐버리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볼 때 한 두개의 철학점(?)이 나와주어야 하는데, 그저 한 사람의 생을 다루는 것 외에는 별 말할 것은 없어져 버리더군요. 영화를 전체적으로 하나로 꿰뚫는 것은 어느 철학이 아니라 그저 '존 딜린저'의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삶은 그저 다큐 형식일 뿐이었습니다.




캐릭터는 죽었지만, 조니뎁은 살았다.                                                   

이 영화를 기대하시는 분들 중에는 상당 수의 분들이 '조니뎁'과 '크리스챤 베일'이라는 이름 때문에 이 영화에 점수를 던져주고 싶으실 것입니다. 저 또한 이러한 대박 대우들을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어쩌 큰 기쁨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 영화가 '존 딜린저'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서 그랬는지 '조니뎁'에 주목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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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 배트맨 형님의 포스가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냉철하기도 하고, 믿음직스러운 인물로 보여지는 '크리스챤 베일' 그리고 그가 연기한 '멜빈 퍼비스'는 시간 활용만 조금 더 잘 되었다면, 상당히 기억에 많이 남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잭 스페로우에게 시선을 빼앗기게 됩니다. '조니뎁'이 연기한 '존 딜린저'는 멋있었습니다. 영화 초반부터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그가 화면에 나오면 무엇인가 그의 뒤를 계속 쫓게 되더군요. 마치 잡히지 않는 신기루를 잡기 위해서 계속해서 걸어가야 하는 것처럼 '조니 뎁'의 '존 딜린저'는 그렇게 관객의 입장에서 소화해버리고 싶지만, 도무지 어려워서 삼킬 수가 없는 남자였습니다. 그렇게 '퍼블릭 에너미'의 조니뎁의 연기가 가득찬 영화가 되어버렸고, 그의 매력만으로도 괜찮다고 생각하신다면, 이 영화 선택하셔도 될 듯 하군요.




살아있는 듯한 총격전                                                                   

하지만 하나 더 이 영화에 칭찬해주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바로 총격전입니다. 감독이 마이클 만이어서 그런지, 영화속 총격전은 살아있습니다. 지루하게 흘러가는 듯한 상황속에서 잠을 그리워하는 그러한 때에 잠을 깨우는 것은 다름아닌 조니뎁의 연기와 마이클 만이 연출하는 총격전이었습니다. 특히 산장에서 존 딜린저 일당과 멜빈 퍼비스 일당(?)이 싸우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깊더군요. 이 영화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되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너무도 사실적으로 현장을 담고자 한 모습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를 보다가 어느 순간 나도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그런 아찔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총알이 빗발치는 그런 상황속에 내가 있다면 아마 두 눈을 양껏 지푸리고 현장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아찔함 때문이죠.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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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인물에 대한 디테일한 포커스를 유지하게 하면서, 그 장면을 마치 옆에서 바라보도록 만들어줍니다. 또한 세세한 묘사도 훌륭한 장면으로 기억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산장에서 일어나는 총격전과 존 딜린저 일행이 산장을 빠져나와 숲에서 FBI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이 장면들은 상당히 '퍼블릭 에너미'만이 아니라, 액션 영화들 중에서 주목받을 만한 '명장면'임에 틀림없습니다.

몸이 붕 떠서 저리 날아가고, 휘갈겨대는 총알에 거의 90% 확률로 포상휴가를 탈만한 실력을 발휘하는 그런 액션들이 아닌 정말 실감나는 총격전은 이 영화를 보면서 또 다른 장점입니다.



오랜만에 갱스터들의 세계에 대한 그런 영화를 보았습니다.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어서 그런지 그리 만족스러운 작품은 아니었지만 조니뎁의 매력과 마이클 만 감독이 보여주는 총격전 등은 이 영화를 주목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물론 위에서 리뷰를 그렇게 적긴 했지만, 그래도 이 영화 전반적 스토리에 강한 임팩트를(스토리 자체의 임팩트) 느낄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이어져오는 여운은 남는 영화입니다. 느와르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나 나이가 좀 있으신 남자분들이라면 상당히 괜찮게 봤을 법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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