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유혹의 거인, 다른 프로그램은 흉내도 못낼 무한도전만의 정공법
무한도전 유혹의 거인, 다른 프로그램은 흉내도 못낼 무한도전만의 정공법
무한도전 유혹의 거인편은 이미 그 시도부터 레전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원년 멤버였던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을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앞서 길도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을 하차했으니, 그렇게 잘나가는 무한도전에게 '음주운전'은 어찌보면 감추고 싶은 못난 과거일 수도 있습니다.
무한도전 입장에서만이 아닙니다. 어느 단체던 사람이던 간에 과거의 못났던 실수 등을 감추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해보입니다. 이번 땅콩리턴 사건 때도 대한항공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이 일을 작은 해프닝으로 마무리하고 끝내려고 했던 것도 이런 모습입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오히려 이 음주운전이라고 하는 아킬레스 건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습니다. 누군가 불미스러운 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었을 때,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그런 일이 있었냐는 식으로 과거를 완전히 지워버립니다. 아니 떠난 사람을 추억한다고 해도 상당히 간접적으로만 말할 뿐입니다. 1박2일의 경우도 그러했습니다. 언급조차 왠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하며 그와 연관된 소재는 다루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그런게 없습니다. 오프닝부터 노홍철의 음주운전 사고를 언급합니다. 그러면서 이 특집이 기획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물론 음주운전을 다룰수는 없었습니다. 그것은 이미 시작부터가 불법이며, 그런 방송은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무한도전은 음주운전이 아닌 '음주'쪽에만 초점을 맞추어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두루 친했던 서장훈에게 무한도전 녹화 전날에 술을 마시자고 전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화를 받고 나와 준비해둔 가짜 술을 마시느냐? 마시지 않느냐? 가 이 특집의 포인트였습니다.
앞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자신들끼리 한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무한도전 녹화 전날에는 술을 마시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바로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촬영하는데 있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자고 하는 무한도전 멤버들만의 약속인 것입니다. 여기에는 음주운전을 하지 말자라는 것은 이미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이야기였겠지요.
그리고 이러한 약속이 있었기에 서장훈이 술을 마시자고 유혹을 하면 그것을 당당하게 뿌리쳐야 하는 것이 무한도전 멤버들의 숙제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정준하를 제외하고는 모든 멤버들이 술로 꾸며진 물을 마시게 됩니다. 하지만 정준하 또한 다른 멤버들이 옆에서 분위기를 조성했더라면 그도 마셨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몰래 카메라를 진행하면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무한도전 제작진과 유재석은, 무언의 경고를 주게 됩니다. 무한도전 녹화 전날에는 정말로 술을 마시지 말라고 말입니다. 이는 이번 특집이 마무리되는 상황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무한도전 녹화 전날 술을 마시는 멤버들이 있다면 제보해달라고 시청자들에게 부탁까지 하는 것이지요.
유재석의 경우는 바른 생활 사나인데다가 심지어 술 조차 마시지 않으니, 어떤 구설수나 문제를 일으킬 일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무한도전 멤버들이 망나니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노홍철처럼 자칫 잘못하여 넘어질 여지는 충분히 다른 멤버들에게 있습니다. 바로 그 '술' 때문입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의도는 이러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무도 촬영 전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라가 아니라, 정말 술 마시는 일로 인해서 또 다시 세번째 하차하는 멤버가 없도록 하자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대놓고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눈을 의식해서라도 스스로를 조심하도록 하려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혼자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많은 사람에게 목표를 이야기해두면 그들의 눈 때문에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무한도전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부던히도 노력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특집 마지막에 유재석은 이런 말을 합니다.
"살얼음판을 걷듯 무한도전 멤버들이 느끼는 긴장감, 부담감,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이런 모습들이 시청자여러분께 더 큰 웃음을 드리기 위한 노력으로 봐 주십시오."
무한도전 멤버들 중에 비록 성공한 이는 정준하밖에 없고 다른 멤버들은 다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멤버들도 그 유혹을 이기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재석의 이 말은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일종의 대국민선언인것 같았습니다.
실은 이번 특집으로 인해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받을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정형돈이 말했던 것처럼 무한도전 멤버들은 다른 프로그램의 이들보다 훨씬 더 많이 주목받고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특집을 하니 자신들을 더 옥죄는 모습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생각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한편으로는 측은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라도 항상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시켜드리지 않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게 됩니다. 세상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이런 무한도전, 다른 프로그램들은 정말 흉내도 낼 수 없을만한 프로그램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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