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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무릎팍, '거위의 꿈'은 인순이 그녀의 노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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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무릎팍 도사에는 '인순이'씨가 나오셨습니다. 그녀는 1년간의 고민끝에 무릎팍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내놓은 자신의 고민은 "예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그런 고민이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그러다 보면 거의 웃는 장면만 방송에서 볼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러하기에 부활의 김태원씨를 부러워하게 된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그녀가 가지고 온 고민이었을 뿐이지, 그녀의 인생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릎팍도사의 진행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녀의 인생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 재미있더군요.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기에 뛰어들었던 가수의 길, 그녀의 최대의 히트곡 "밤이면 밤마다"에 엮인 사연들, 그리고 그녀가 이렇게 힘을 내며 오랜기간 열정적인 가수로 살아올 수 있었던 비결, 거위의 꿈이나 친구 피처링 등에 얽힌 사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또한 그녀의 사랑하는 남편과의 연애 스토리와 가정에서의 어머니로서의 모습까지, 너무도 편안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들려주었고, 강호동은 너무도 맛깔나게 진행을 잘 해주었습니다.

사실 안철수씨 폭풍 이후에 왠만한 게스트가 나온다고 해도 별 신경쓰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인순이씨가 나와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을 보니 눈길이 끌리더군요. 제일 눈을 잡아 끈건 아무래도 그녀의 노래였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녀가 들려주던 노래는 일평생 그녀가 살아온 길을 잘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들리는 깊이 있는 노래는 그 잠시의 소절조차도 무릎팍도사 MC진들의 넋을 잃게 만들만큼 강렬했으며,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정말 노래 잘하는 그녀, 일평생 노래만 해 왔던 그녀이기에 어쩌면 그녀가 부른 거위의 꿈은 사실 카니발의 노래라기 보다는 일평생 노래하나만 해왔던 그녀에게 가장 어울리는 노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혼혈인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요즘에도 종종 있습니다만)에... 그녀를 키워주었던 매니져에게 받았던 마음의 상처... 다른 것 없이 노래 하나 밖에 할 줄 모르는 그녀의 모습... 하지만 마치 언젠간 하늘로 날아오를 것을 꿈꾸며 있는 그 거위처럼 그녀가 그렇게 열정을 꿈꾸었기에 30년이 넘는 시간을 노래하며 살아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정 관객과의 호응을 위해서라면, 곡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해 주기 위해 그 나이에 핫팬츠를 입고 관객 앞에서기도 하며, 자신이 서야 하는 무대의 성격을 미리 파악해 놓고 심지어는 그 성격을 고려하여 자신의 노래는 한곡도 부르지 않은채 다른 노래들만 선정하여 그 무대 하나에 충실하길 원했던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정말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노래를 고집하고 자신의 이름을 고집하며,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어 가수인지 코미디언인지, 때로는 탤런트인지 영화 배우인지 알기 힘든 그러한 이들이 넘쳐나는 때에, 30년 이상을 노래하나만 가지고 대중을 접하고, 심지어 자신의 노래가 아니어도 관객에게 가장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의 노래를 포기한 채 무대를 위한 노래를 선정하는 그녀의 모습은 분명 좋은 노래만으로 관객을 대하고 싶어하는 그녀만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열정을 가진 그녀이기에 마치 거위의 꿈에 나오는 노래가사처럼, 그녀 스스로가 "꿈을 꿀 수 있고 꿈을 믿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동화속에 나오는 '미운 오리 새끼'는 시간이 지나다보니 별로 노력한 것도 없는데도 자연적인 현상으로 거위가 될 수 있었지만, 우리 시대의 '미운 오리 새끼'들은 자신을 스스로 바꾸어 나가지 않으면 결코 거위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할 말이 없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예능 프로그램의 웃음을 바라기보다는 그녀가 보여주는 그 뜨거운 무대에서의 열정을 기대하게 됩니다. 사실 예능에서 그렇게 할 것이 없다는 것은 정말 연예인으로 3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얼마나 그녀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 하나만 집중하면서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하늘로 훨훨 날아가는 거위를 연상시키게 합니다. 그리고 이미 인생에서 젊음이라는 나이가 지나가고, 어쩌면 꿈이라는 것을 꾼다라는 것이 이제는 어울려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나이이지만, 분명 그녀를 볼 때마다 그리고 그녀의 '거위의 꿈'을 들을 때마다 앞으로 수없이 더 높은 곳으로 더 멀리 날아가고픈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거위가 되었지만, 또 다른 더 멋진 거위를 꿈꾸는 그녀의 모습이 그래서 멋있어 보입니다. 앞으로도 그녀가 보여줄 수많은 무대 위에서의 열정들이,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아름다워 보인다" 는 우리 시대에 좋은 본보기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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