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장수원, b급을 지향하기에 오히려 b급이 아닌 미생물!
미생물 장수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tvn의 신년특별기획 미생물은 드라마 미생의 패러디로서 장그래역을 장수원이 맡기로 한 것이다. 이미 제목부터가 b급 느낌을 팍팍 풍겨준다. 미생물. 완생이 되지 못한 미생이 아니라, 아주 작은 생물에서 생물이 된다는 설정부터가 웃음을 자아낸다.
미생물에서는 오차장 역에 황현희, 안영이 역에 장도연, 장백기 역에 황제성, 김동식 대리 역에 이진호, 한석율 역에 이용진, 선차장 역에 이세영, 철강팀 실무직 여사원에 박나래, 최전무 역에 정성호가 각각 캐스팅 되었다고 한다. 이미 장수원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벌써 기대감 100%인 상황에 다른 출연진들도 주목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출연진도 그런데 기획의도도 웃기다. 주인공 장그래가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연예계 데뷔에 실패한 뒤 ‘회사’라는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미생물’이었던 주인공이 점점 ‘생물’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으니 벌써부터 빵터지게 된다.
장수원은 이 미생물을 촬영하는데 앞서서 자신의 각오를 이렇게 올렸다.
"매우 작아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생물! 내 연기력도 매우 작아서 안 보이겠지. 다음 주 열심히 찍어야지. 기대해!"
우리는 흔히 b급 문화라는 말을 종종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b급이라는 것이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a급과 비교해서 무엇인가 하등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번 미생물도 마찬가지다. 미생물이라는 제목부터가, 그리고 미생의 패러디라는 것, 여기에 로봇연기의 창시자인 장수원이 나온다는 것은 대놓고 이 드라마는 b급이다!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왜 대놓고 B급임을 강조하는가? 만약 그들이 b급임에도 불구하고 a급을 흉내낸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b급일뿐이지만, 그들은 b급이 되기 위한 b급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면 왜 그들이 b급을 보여주고자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제대로 한번 웃겨주려는 것이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 제대로 b급을 준비한다면 그것을 우리가 b급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미 그 자체로 존재이유가 충분한 작품일텐데 말이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b급이 되고자 한다는 것, 이미 그것만으로도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여하튼 연기를 못하면 발연기다 뭐다 하며 욕을 먹고, 다시는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기 힘든 것이 일반적인 연예계의 상황인데, 장수원은 오히려 발연기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더욱 주목을 받고,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했으니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장수원으로서도 로봇 연기의 창시자로 남아서는 위험할 것이다. 사실 미생물을 연출하는 피디가 장수원의 연기가 늘어서 걱정이라는 말을 하긴 했지만, 작품을 위해서 장수원의 연기가 b급이어야 하나, 장수원 개인을 위해서는 빨리 연기가 늘어야 하겠다. 언제까지고 로봇연기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없을테니 말이다.
어쨌거나 설특집을 하려면 적어도 이정도의 특집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드라마 미생을 제대로 패러디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 폭탄을 던져줄테니 말이다. 벌써부터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보니 미생물이야 말로 내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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